본고는 기존에 발간된 미륵사지 보고서를 바탕으로 미륵사지를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하여 그 문제점을 검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작업이다. 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탑지와 관련하여 이루어진 전반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기본적으로는 동일한 계획에 의해 미륵사가 조영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석구조 고층 건축물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공정상 난이도를 해결하는 과정이 필요하여 많은 기간을 소요하였을 것이다. 따라서 각 건축물들 사이에는 시간적 선후관계가 존재한다. 이는 토층조사를 통해 중원 회랑이 조영된 이후 서탑지에서 대지성토 및 굴광기단의 축조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으며, 잔존탑재의 비교분석을 통해 서탑의 조영 이후, 석재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구조의 변경이 동탑에서 나타난다고 보았다. 즉 현재 남아 있는 미륵사지 탑지에서는 기본적으로 3단계의 조성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는 미륵사지의 조성과정이 서탑지 조성보다 더 이전에 시작되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들을 통해 볼 때 서탑의 조영(639)은 시기적으로 중원 지역의 조성과 동원 서탑의 조성의 중간단계에 조영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미륵사지의 경우 보고서가 발간될 때마다 동일한 유구에 대해서도 다른 해석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조사의 성과를 검토하기 위해서는 그 조사의 과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단편적인 이해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탑에서 발견된 사리봉안기 명문은 639년이라는 절대연대가 확인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미륵사의 조영시기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는 미륵사가 오랜 시간에 걸쳐 늪지를 메워 조영된 가람이라는 것을 상정한다면 기존에 이루어진 발굴조사의 성과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경우 새롭게 확인된 편년자료와 부합한다는 것을 잘 대변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지금까지 정리된 것은 보고서를 중심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연구가 등장할 경우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다. 왜냐하면 아직도 미륵사지 서탑과 정림사지 석탑의 선후관계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림사지 석탑의 탑신에 기둥을 모각하는 기법이 미륵사지 동탑에 보이는데, 만약 이 선후관계가 다른 방향으로 이루어진다면 다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여전히 정리하여야 할 많은 문제가 남아 있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의 과제로 남기고자 한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