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백제의 국가 성립 이후 영역의 확대와 더불어 진행되었을 지방편제 과정을 고고학자료를 통해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검토 대상 고고학자료는 원삼국시대 이후 한성기 백제에 걸치는 각지의 분묘군과 그 부장품 가운데 하나인 중국제 도자기의 시간적 공간적 분포 양상이다.
원삼국시대~한성기 백제의 지방 묘제는 대체로 단독장 주구토광묘→집단장 주구토광묘→토광묘→수혈식석곽묘→횡혈식석실묘의 순으로 변천하며, 지속기간으로 보면 Ⅰ군(원삼국단계만 존속), Ⅱ군(원삼국~5세기 전반), Ⅲ군(원삼국~한성기 백제 전기간), Ⅳ군(4·5세기~한성기 백제 전기간) 등 4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백제는 3세기 중·후엽경 반경 30㎞ 정도의 범위를 통합한 연맹왕국으로 성립된 이후 유력 小國들을 제압하는 동시에 협조적인 소국의 중심지나 종래 유력 소국에 인접한 새로운 중심지 등을 육성하여 지방 지배의 거점으로 활용하였다. 그러한 모습은 각지 분묘군의 묘제변천 및 지속성에 반영되어 있는데, Ⅰ군 분묘군은 백제가 연맹왕국으로 성립될 무렵 소멸된 유력 소국의 중심 읍락과 관련되며, Ⅱ군은 백제의 중앙에 인접한 소국들의 중심 읍락과, Ⅲ군은 백제에 협조한 소국들의 중심 읍락, 그리고 Ⅳ군은 소멸된 유력 소국에 인접한 것으로서 백제 중앙 세력에 의해 새롭게 육성된 지배 거점의 분묘군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이러한 지방 지배 과정에서 경제적 수취 관계를 반영하고 있는 자료가 중국 도자기의 분포이다. 중국 도자기는 중앙에서 일방적으로 賜與한 것이 아니라 중앙의 대중국교섭에 方物의 進貢 등을 통해 실제로 참여한 지역에 대한 백제 내적인 廻賜의 성격을 가진 것으로서 이를 통해 지역 통합과 지방으로의 편제를 도모하였던 중요한 정치경제 수단이었던 것이다. (필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