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2. 부여지역 저습지상의 유적 자료 검토
3. 연약지반 개량공법과 특성
4. 결론
요약
현재 부여 읍내지역에 대한 토층조사 내용을 보면, 부소산과 화지산, 부여군청이 자리하고 있는 구릉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이 저습지였음을 살필 수 있다. 이는 정림사나 구아리유적 등이 저습지 위에 조성된 사실로도 유추해 볼 수 있다. 아울러 무왕대인 612년 5월 대홍수에 의해 인가가 떠내려가거나 물에 잠긴 사실로 볼 때 저습지에 대한 연약지반 강화공법은 무엇보다도 중요하였을 것이다. 이러한 공법은 당연히 사비천도 전 부여지역에 대지를 조성하거나 도로개설, 제방축조 등에 사용되었고 홍수가 발생할 때마다 발전적이고 다양하게 진화해 나갔을 것이다. 본고는 이러한 측면에 초점을 맞춰 논고를 진행하였다. 따라서 현재까지 부여지역에서 발굴조사된 유적 중 저습지를 성토하였거나 수변에 위치하고 있는 유구를 중심으로 다루게 되었다.
부여지역에서 확인되는 연약지반 강화공법은 부섶시설을 비롯해 말뚝지정, 석축암거와 자갈석렬, 마사토열 등이 있다. 이들은 부섶시설과 같이 성곽이나 이와 관련된 유적, 제방처럼 유적과 공법의 도식화도 어느 정도 상정해 볼 수 있지만 나머지 사례의 경우는 그 유기적 관계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유적과 비교해 볼 수 있는 공법의 자료적 한계가 무엇보다도 큰 원인이 될 듯 싶다. 이러한 자료 부족은 결과적으로 부소산 아래의 저습지 및 저지대가 어느 시기에 어떤 토목기술로 점차 대지화 되었는지를 밝히는 데 많은 어려움을 안겨주고 있다. 이러한 난제는 한편으로 웅진기 수도였던 공주지역에서 그 동안 연약지반 개량공법이 한 건도 보고되지 않은 사실로도 대변할 수 있다.
백제의 토목기술 중 부섶시설과 같은 연약지반 개량공법은 그 기술이 뛰어나 고대 일본의 협산지나 수성 등의 축조에 큰 영향을 미치었다. 그 만큼 내재된 토목기술의 노하우가 남달랐음을 알 수 있다. (필자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