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백제 웅진시대에 제작된 공주 송산리 6호분 벽화의 역사적, 미술사적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목적에서 집필 되었다. 송산리 6호분의 벽화는 백제에 있어서 거의 유례가 없는 회화사 자료인데도, 그동안 미술사적으로 소홀히 취급되어 왔고 그 기본적 내용이 충실히 정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본고를 통하여 원래 6호분 사신도가 가지고 있던 원형의 모습을 최대한 확인하고자 하였고 이를 통하여 6호분 벽화의 회화적 특성을 확인하였다. 지금까지 6호분에 대한 관찰은 주로 건축적 관점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 때문에 이 고분이 벽화분으로 조성된 것이라는 사실을 깊이 생각하지 못하였고, 결과적으로 중요한 점을 놓친 부분이 있었다는 생각이다. 가령 무령왕릉과 6호분의 벽돌 쌓는 방식의 차이에 대하여 6호분이 아래쪽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면서 20%씩 가로 쌓기 높이를 줄이며 올라간 것은 벽화분의 성격에 부응하는 전축 구도를 선택한 것이라는 점, 사신도 이외에 벽면과 천정의 배경 그림이 갖는 의미와 같은 것이 그것이다. 6호분 벽화는 고구려 고분 벽화와는 성격이나 기원이 다르며, 계통상 남조의 것과 연결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남조의 일반적 양식에 속하는 것도 아니어서 백제적 요소가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많다고 보았다. 흑백 구도의 벽화 구성은 고구려, 혹은 후대 벽화와의 분명한 차이점이다.
본고에서는 기왕의 자료를 검토하면서 6호분과 관련한 시급한 과제로서 6호분 벽화 조성에 사용된 재료, 기법 등에 대한 과학적 분석과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고, 가루베 지온에 의하여 명명된 ‘송산리 6호분’이라는 유적의 명칭에 대해서도 재검토를 제안하였다. (필자 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