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지구 백제토기를 분류, 기종간의 형식학적 관계와 기종간의 공반관계라는 관점을 토대로 8형식을 설정하였다. 몽촌토성 내 출토 백제토기는 후반 5형식에 해당하고 전 2형식(석촌동Ⅱ·Ⅲ식)이 백제토기 단순기로 그 종말 즈음에 성벽이 판축되며, 후 3형식(몽촌Ⅰ~Ⅲ식)은 고구려토기가 많이 공반되며, 백제토기는 늦은시기의 기종이 나타난다. 이는 잠실지구의 묘제 획기와 대응되고 금강 하류지역에도 병행하는 토기, 묘제의 획기가 보인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쌍방향의 교섭·교류라고 말하기보다는 단일 방향의 움직임으로 보이고, 이러한 양지역간 획기의 동시성은 사서에서 말하는 乙卯(을묘)의 변에 부합되는 듯하다.
이 때 유의해야할 것은 정치 변동은 도공의 행동에 반드시 변화를 강요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삼국시대는 거대 고분이 만들어지고 문헌에 따르면 관제도 정비되어 가고 있었다. 토기는 원삼국시대 이래 녹로, 나탈, 환원염이라고 하는 고도한 기술로 제작되고 전문 공인이 성립되었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시대를 연구함에 있어 토기와 정치사를 안이하게 연결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본고의 고찰 범위 내에서는 몽촌토성을 문헌상의 특정 도성으로 비정할 만한 근거가 충분하지는 않다. 겨우 고고학상의 시간축에 올렸을 뿐이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