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考에서는 泗沘期기와 생산시설의 구조적 특징과 변화양상을 추적하고 이에 대한 생산체제의 특징을 고찰하였다. 사비기에는 도성 내·외부의 꾸준한 기와 수요로 인해 기와 생산시설이 집중적으로 건립되었는데, 재래의 횡염식 소성방식이 아닌 반도염식 소성방식의 구조가 채용된 점이 특징적이다.
이는 기와 소성에 효율성을 더하여 기와의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한 것으로 중국 남북조시대에 성행한 소성방식이 백제지역에 유입되면서 사회적 요구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로 변형·발전된 것으로 생각된다. 등요의 경우, 타원형이나 제형에서 장방형으로 변화하며 연소실의 형태는 반원형에 짧은 터널이 부가된 형태에서 역제형으로 변화하는 양상이 확인된다. 한편, 사비기 단기간에 걸쳐 조성된 것으로 판단되는 평요는 제형 및 장방형의 소성실 평면 형태를 지니며 소성실 후벽에 복수의 배연구가 시설된 것이 특징이다. 소성면의 조성방식도 등요에서 확인되는 무단식이나 유단식 외에 석재를 구들식으로 축조하여 기물 소성의 완성도를 높였던 양상도 확인된다.
이러한 기와 생산시설의 구조적 특징과 변화양상은 사비기 기와 생산체제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사비천도 전후 무렵부터 7세기 이후까지 지속된 도성 내·외부의 기와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와 생산을 주목적으로 하는 대규모의 생산시설이 운영되었으며 소비지와의 대응관계에 따라 여러 형태의 기와 공급방식도 채용되었다. 기와 공급방식은 건립공사의 성격에 따라 전용가마가 운영되어 특정 소비지에 공급되는 방식과 복수 소비지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공용가마가 운영되는 방식으로 나눌수 있는데 이러한 공급방식은 하나의 소비지에서도 다양하게 채용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전용가마에서만 기와를 공급받는 방식, 건립초기에는 전용가마를 운영하여 공급받아가 유지·보수기에 복수의 공용가마에서 기와를 공급받는 방식, 복수의 전용가마에서 기와를 공급받는 방식, 하나의 공용가마에서만 기와를 공급받는 방식 등을 추정해 볼 수 있다. (필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