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지역에 소재한 횡혈식․횡구식 석실이 매장주체시설인 고총고분의 봉분 조성 과정과 방식, 그리고 조성에 구현된 토목기술을 검토하였다. 영남지역에 횡혈식석실과 횡구식석실이 매장주체시설인 고총고분이 조영된 시기는 6세기 전반부터이다. 신라의 대표적인 사례로서 영일 냉수리고분과 창녕 계성Ⅲ지구1호분을 검토하였고, 가야의 대표적인 사례로서는 합천 옥전M11호분과 의령 경산리1호분을 검토하였다.
검토 결과, 횡혈식․횡구식석실이 매장주체시설인 고총고분은 수혈식석곽이 매장주체시설인 고총고분이 구릉 능선의 정상부를 입지로 선정한 점과 달리 구릉 사면부를 선정하였고, 사면의 고저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반원형의 평탄한 기저부를 조성한 후 매장주체시설 구축과 병행해서 봉분을 조성하였음을 확인하였다. 봉분 조성의 주된 기법의 특징은 수평 성토와 상사향식 성토, 그리고 단위 성토층의 길이가 짧고 두께가 얇고, 점토와 사질성 흙을 적정한 비율로 성토한 점이다.
신라의 횡혈식․횡구식석실의 고총고분은 매장주체시설과 그것을 감싸는 봉분 심부를 만든 후 심부를 보호하는 층을 반복해서 누층적으로 쌓아 올리면서 봉분을 확장하여 완성한 봉분 확장형이었다. 이에 비해 가야권역에 분포하는 매장주체시설이 횡혈식석실이 고총고분은 봉분 기초부를 조성한 후, 석실 구축과 동시에 봉분 하부를 조성하고, 매장주체시설을 쌓아올라가는 것에 대응해서 중간부와 상부를 조성하면서 봉분 직경을 줄여 나가는 봉분 축소형이었다. 신라의 횡혈식․횡구식석실인 고총고분과 가야의 횡혈식석실인 고총고분은 봉분을 조성하는 기술과 방식에 차이가 있었고, 성토방식에는 유사한 요소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신라의 그것은 앞 시기의 고총고분 조성에 보이지 않던 새로운 봉분 조성방식임과 동시에 토목기술이었다. 가야의 그것은 앞 시기의 수혈식석곽을 매장주체시설로 하는 고총고분의 봉분조성 방식으로서 앞 시기의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되 성토방식만 차이가 있었다.
가야 멸망 이후, 봉분 축소형은 점차 사라지고 봉분 확장형이 보편적으로 된 점을 볼 때, 후자보다 전자가 새로운 봉분 조성방식과 토목기술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전통적인 봉분 조성방식과 토목기술에서 새로운 조성방식과 토목기술로의 변화 발전을 보인 점에서 횡혈식․횡구식석실이 매장주체시설인 고총고분의 봉분 조성의 의의가 여기에 있다. (연구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