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사찰의 “부속건물지“는 탑, 금당, 강당 등 중심건물에 딸려 보완적 기능을 하는 모든 건물을 의미한다. 부속건물지는 발굴보고서 등에서 자주 언급됨에도 불구하고 독립적인 연구대상으로 인식되지 않았고 가람배치의 유형분류라는 관점에서도 소략히 다루어져 왔다. 이에 본고에서는 최근 조사자료가 상당수 축적된 ”백제 사비기 사찰“을 대상으로 부속건물지의 가람 내 위치와 기단 축조유형, 내부구조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용도와 변천양상에 대해 검토해보고자 한다.
백제 사찰의 부속건물지는 중심사역과의 배치에 따라 강당과 금당 좌우에 별개의 건물이 위치하는 유형(1)과 강당 좌우에만 위치하는 유형(2), 금당과 강당 좌우에 단일 건물이 위치하는 유형(3),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부속건물지의 기단은 대체로 지상성토형으로 축조하고 단층기단으로 조성하였으며 중심사역인 금당과 탑의 축조유형과 구분되는 양상이 공통적으로 확인된다.
부속건물지의 내부는 대체로 퇴칸과 본채로 구성되었으며 본채는 기둥을 밀집되게 배치하여 벽체를 형성하는 구조로 판단된다. 본채의 규모와 하방시설은 사찰별로 차이가 있다.
부속건물지의 용도는 “종루”, “경루”, “공방, ”승방“ 등으로 다양한 견해가 제시되고 있으나 명확한 구조적 특징이 아닌 배치에 의한 추정에 불과한 경향이 있다. 내부구조와 출토유물 등 기존 조사자료를 분석하고 각 요소가 국내 사찰에 도입된 시점을 고려할 때, ”종루“, ”경루“, ”공방“으로 판단하기에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미륵사지의 사례와 출토유물, 왕흥사지의 집와시설등으로 보아 ”승방“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며 승방은 세부기능에 따라 ”수행공간“과 ”사무공간“으로 분리하여 생각할 필요가 있다.
부속건물지는 시기별 변천양상이 관찰되는데 금당과 강당 좌우에 별개의 건물이 위치하는 1유형은 사비기 시초부터 정립된 가람의 양상으로 판단된다. 1유형은 금당 좌우 건물의 규모가 확대되면서 강당 좌우 건물과 통합되는 3유형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미륵사지의 3원병렬식 구조로 발전해 가는 단계적 양상으로 이해된다. (필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