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계석탑은 전형양식과 시원석탑양식의 석탑이 백제시대 것으로는 그들의 祖形이 된 두 석탑이 남아있을 뿐 통일신라시대에는 전혀 그와 같은 양식의 석탑이 건립되지 않았으나 고려시대 들어서 적지않게 건립됨을 알 수 있다. 그 가운데 전형양식을 기본형태로 삼고 세부에 약간의 변화를 보이며 신라계 모전석탑양식의 옥개양식을 도입한 석탑이 있었다. 또 원시석탑양식의 석탑은 시원석탑인 미륵사지석탑에서 그 석탑이 갖는 여러 결함을 보완하여 만들어진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을 祖形으로 삼았던 것 같고 뒤를 이어 몇몇 석탑이 건립되었다. 또 석탑의 기본양식은 이 시원석탑양식을 따르면서 그 세부에 신라계와 고구려계에 속하는 석탑양식의 요소를 도입하여 만들어졌다. 이들 백제계 석탑은 모두 옛 백제고지에서만 건립된다는 점이 주목된다.
고려시대에 들어서 백제고지에서 백제계 석탑이 부활되었다는 사실은 그곳에 거주하던 고려인들의 대부분이 백제유민들의 후손이며 그들은 백제유민의 후손이라는 역사적 입장과 백제를 그리워하고 백제를 추앙하는 정신이 강했던 사실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통일신라시대에는 정복왕조인 신라로 인해 백제적 문물의 재건을 못하고 은인자중하다가 고려시대 백제적 문물의 부활의 일환으로 백제계 석탑을 건립하게 된 것이라 믿어지단. 이같은 의식과 행위는 그들 백제유민의 후손들 속에 얼마나 뿌리깊게 남아있었는지를 여실히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연구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