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지역에 있어서는 1980년대 들어서서 부소산성, 목천토성, 오금산성 등이 조사되어 축성법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백제성곽은 입지에 따라 테머리식 산성, 포곡산성, 평산성, 평원성 등으로 분류되며 축성법에 있어서는 산릉하에 석벽을 쌓은 것, 산사면에 내탁하여 흙다짐한 것, 평지에 토루를 내축하는 것 등으로 대별된다.
내축이나 내탁은 적심층을 판축하고 외피를 복토하는 것인데 기저변에는 흙멈추개를 위한 호석렬이 있고 그 외연에는 판축에 사용한 내판지주공이 남아 있다.
이러한 축성법의 기원은 고구려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압록강 이북에서는 환인, 집안 등 고구려왕도고성이 조사되었고 평양에서도 대성산성, 안학궁성지가 발굴되어 그 특성이 알려졌다. 고구려가 쌓은 오녀산성은 산봉정상의 평지를 산요에서 감은 수법은 백제지역의 테머리식산성의 조형을 이룬다.
포곡식 산성의 기원은 집안, 산성자산성으로 이는 환도성으로서 산상왕 2년에 축성하여 13년에 이도한 것이다. 그 후 포곡산성은 한반도 지세를 이용하여 크게 유행하였다. 대표적인 예로 평양 대성산성, 서울 남한산성, 북구주 대야성 등이 있다.
한사군 설치 후, 한은 평원토성을 다수 쌓았고 현도군 하에서도 환인의 하고성 자고성, 집안의 국내성 등 이미 진한대 창기되었음이 확인된다. 고구려가 건국하자 이들 한군현이 남긴 고성을 수축하여 도성으로 이용하였다. 고구려는 집안, 국내성을 수축함에 있어 그들 특유의 석축수법으로 토루하변에 호석렬을 설치하였다.
평양의 안학궁성에서는 적심층을 내축하고 외피를 복토하였는데 판축을 위한 내판지주공도 일부에서 확인되었다. 목천토성이나 오금산성에서도 내판지주공이 나타났다. 이러한 고구려, 백제에 걸친 일련의 축성법상의 특성은 일본으로 건너가서 이른바 신룡석식 산성으로 정착되었다. 이렇듯 오금산성의 발굴결과는 일본 신룡성식산성의 원류가 백제고토에 있음을 뒷받침해준다. (연구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