百濟系 佛像은 세 시기에 걸쳐 나타난다. 1기 백제계 불상은 삼국시대 백제에서 조성한 불상이다. 泗沘와 方城과 같은 지방 거점 도시, 교통로상 요충지에 주로 조성되었다. 이 시기 불상은 중국이나 고구려 불상 양식을 소화하여 백제만의 온화하고 세련된 면모를 보인다. 2기 백제계 불상은 백제 멸망 후 百濟復興運動期에 조성한 불상을 말하는데, 燕岐地域에 조성된 佛碑像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 시기의 백제계 불상은 7세기 중엽의 백제 불상 양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3기 백제계 불상은 고려 전기 불교의 대중화에 힘입어 조성되었으며, 대체로 1기와 2기 백제계 불상이 조성되었던 곳보다는 확산되지만, 충청ㆍ전라지역 전역으로 확대되지는 않았다. 이 시기의 백제계 불상은 1기 백제계 불상의 형식을 재현하고 양식적 원리도 모방하려 하였다. 이와 아울러 고려시대의 시대 양식이라고 할 수 있는 巨石佛 樣式과 토속적인 지방 양식이 결합되는 양상을 띠기도 한다.
정읍지역에는 백제계 불상으로 분류할 수 있는 불상이 3구가 있다. 1구는 1기 백제계 불상으로 普化里 石佛立像이다. 나머지 2구는 3기 백제계 불상으로 龍興里 石佛立像과 白雲庵 石佛立像을 들 수 있다.
정읍지역에 1기 백제계 불상이 조성된 배경에는 이 지역에 백제의 지방 통치 거점이었던 中方城이 있었으며 백제에 복속되기 이전의 馬韓地域과 백제 중앙을 연결하는 교통로상 요충지였다는 점이다. 3기 백제계 불상은 이 지역에 살고 있던 백제계 토착민들이 가지고 있던 백제에 대한 歸巢意識의 발현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필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