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머리말
2. 백제 관모·관식과 의관제
3. 백제 관모·관식의 시·공간적 존재특성
4. 백제 관모·관식과 지방 통치체제
5. 맺음말
요약
본고는 최근 증가된 백제 금동관모의 존재에 주목하여, 기왕의 관모ㆍ관식자료를 종합하여 이를 재질과 형태별로 구분하고 나아가 시간적ㆍ공간적 존재양상을 살핀 다음, 백제의 의관제 및 지방통치 양태에 적용하여 그 의미를 살펴본 것이다.
백제의 관모ㆍ관식은 금동관모와 은제관식으로 양분되고, 선ㆍ후적 시기구분과 힘께 분포양상에서 나름의 특이성이 포착된다. 여기에 관모ㆍ관식자료를 제도로 시행된 의관제와 대비할 경우 부합문제도 나타난다. 금동 관모는 한성도읍기란 시간 범위 속에서 백제의 지방사회에, 은제관식은 도읍과 지방사회란 공간 속에서 사비도읍기란 시간 범위에 서로 엄격하게 구분된 채 잔존한다. 이중에서 사비도읍기의 은제관식만이 제도로 실행된 의관제와 정확히 일치하며, 배경에 웅진도읍기의 혼란을 수습한 백제가 중앙과 지방을 일원화시킨 지배질서의 구현과 관련 있다.
관모ㆍ관식은 위세품으로 중앙에서 지방에 사여된 것이고, 따라서 이들은 백제의 중앙과 지방의 관계, 즉 지방의 통치방식을 대변하는 물적 자료이다. 더불어 백제의 관모 관식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내용의 변천을 드러내기도 한다. 일찍이 금동관모는 지방의 독자성이 상당히 유지된 환경에서 사여되었다가, 나중에 금동관모를 대신하여 은제관식이 중앙과 지방의 사회, 문화적 통일적 환경이 조성된 환경에서 사여됨이 그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백제의 지방통제방식의 변화와 관련 있을 것으로 여겨져 금동관모는 담로제의 범주에서, 그러고 은제관식은 방ㆍ군ㆍ성제란 지방통제방식의 범주에서 남겨진 유물로 보았다. (필자 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