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시대 백제인의 부엌살림에 관한 조사 연구를 통해서 백제인들의 식생활과 부엌살림의 재현을 시도하였다. 백제인의 식생활을 탐구하기 위해 고구려 고분벽화와 관련 문헌을 조사하고, 사비시대 백제지역의 출토품을 중심으로 조사 보고된 자료에서 일상적인 음식그릇을 중심으로, 의례그릇을 부차적으로 곁들여 사비시대 백제인의 부엌살림 재현 방안을 제시하였다.
사비시대 백제인의 부엌과 상차림을 재현하는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부엌바닥에 화덕을 설치하고 부엌의 한쪽 벽면 아래에 난방용 아궁이를 설치하고, 아궁이 위에 솥을 거는 부뚜막을 복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부엌 한쪽 벽면의 위에는 시렁이나 채반을 걸어 가공한 음식물이 상하지 않도록 보관하고, 한쪽 벽면의 구석에는 그릇을 두는 찬탁을 배치해도 좋은 것이다. 부엌의 다른 한쪽 구석에 저장용 곡물 항아리 또는 설거지를 위한 개수통이 놓여 있을 수 있다. 개수통에서 씻은 그릇을 말리고 그릇을 임시 보관할 수 있는 건조대가 배치될 수 있을 것이다. 부엌의 한 곳에 취사용 나무 장작과 난방용으로 땔감을 보관해 두는 공간을 배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부엌 한쪽 자리에 음식재료를 다듬거나 상차림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이 배치될 수 있을 것이다.
부엌은 계층에 따라 부엌의 공간구성과 규모, 특히, 경제적 여건에 따라 귀족들과 서민들의 부엌살림과 식생활에 빈부 격차가 매우 컸을 것으로 추정한다. 왕실과 귀족층의 소반은 궤, 조, 안 등을 즐겨 사용하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궤와 조, 안 등의 표면에 화려한 문양을 장식하고, 황칠을 하여 소반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반면에 서민층의 소반은 안과 선을 즐겨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서 음식을 먹을 때는 큰 사각반이나 원반을 사용했을 것으로 판단한다. 사비시대의 백제인들은 경제적 사회적 지체에 따라 부엌살림은 은제, 동제, 청동제, 옻칠기, 회색토기, 경질회색토기, 흑색토기 등을 사용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사찰이나 堂宇에서는 받침대가 있는 그릇을 이용하여 의례의 장엄을 갖추고, 제사상차림의 화려하고 풍만한 모습을 갖추었을 것으로 판단한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