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당의 재활용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 훼기와당의 출토사례와 공반유물과의 관계, 그리고 매납양상과 그 훼기의 의미를 살펴보았다.
먼저, 훼기와당은 고구려와 백제, 신라 모두 수도를 중심으로 분포하는데 신라의 경우 경주 이외의 지역에서는 한강유역으로 진출하는 교통로상에 밀집하는 특징을 보여준다. 훼기와당이 출토되는 유적은 고분, 성곽, 원지, 사찰 등이며, 유적의 입지는 모두 물과 관련되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훼기방법은 돌출된 주연 상부를 타결한 후에 막새면에 붙은 주연 하부를 재차 조정하는 순서로 진행되는데 이때 타결 방향은 주연의 밖에서 안으로 타격하는 방법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주연 상부 타결 후의 그 하부 조정은 막새면에서 배면으로 떼기가 대부분이다. 집수유구 출토 훼기와당과 공반되는 유물은 의례행위의 성격이 강한 유물이며 출토 유구는 연못, 집수정, 우물 등 물과 관련된 집수유구라는데 그 의미가 크다고 생각된다. 매납양상은 집수지와 건물지를 포함한 성토대지 등에 집중되는 경향성을 가진다.
훼기와당의 특징을 삼국별로 나누어 살펴보면 고구려는 복선연화문, 단판연화문, 조합연화문, 복합연화문 등 4종류에서 나타나며 화판수는 복선연화문과 단판연화문 모두 6엽과 9겹에서 확인되고 있다. 백제는 모두 단판연화문으로 6엽과 8엽의 두 종류인데 6엽은 미륵사지 출토품이 유일하며 나머지는 8엽이 대부분이다. 신라도 백제와 같이 단판연화문에서만 훼기와당이 보이는데 화판수는 6엽부터 12엽까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들 화판수는 8엽이 29.3%로 가장 많고 6엽이 34.8%, 10엽이 8% 순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훼기와당은 적석총에서 먼저 출현하여 이후 성곽이나 사찰 등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와당의 주연부 훼기는 연화문와당 단계부터 확인되며 이것은 불교 교리인 輪廻思想 즉 四劫과 관계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훼기와당은 재생과 부활 그리고 안녕과 번성을 기원하여 공겁의 완전한 단계에 이르기를 염원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輪廻를 구성하는 三劫 또는 四劫이 도상학적으로 표현된 것이 와당의 문양이며 이는 불교학적으로나 미술사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품고 있다. (필자 맺는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