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公州 公山城 성안마을의 발굴조사는 백제의 熊津遷都 직후에 해당되는 유적과 이후 웅진도읍기 혹은 사비로의 천도 후에 조성된 유적을 대상으로 진행된 것이다. 발굴된 유적은 백제시대의 다양한 건물지와 함께 조사구역의 한쪽에 있는 연못이다. 그리고 연못에서 명문이 있는 옻칠 갑옷을 비롯하여 鐵刹甲과 馬甲 등의 유물도 출토되었다. 그런데 이들 연못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백제 물질자료로서 전혀 예상치 못한 새로운 것이기도 하다. 특히 漆刹甲에 남겨진 銘文은 관련 고고학 자료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의 정보력도 엄청난 것이다.
칠 갑옷은 다양한 크기의 가죽편에 두껍게 옻칠하여 제작한 찰갑으로, 찰갑편은 길이 5~18cm 내외 너비 2.8~10 cm 내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명문은 가슴부위에 사용된 찰갑편에 있고, 찰갑 1편에 붉은색 漢字를 6자씩 배치한 것으로, 현재 7편의 옻칠 刹甲片에 기록되었던 37자 중에 25자가 확인되어있다. 이외에 전체 銘文은 그보다 2~3배 많은 것으로 판단되기도 한다.
銘文은 중국의 구양순 서체로서 찰갑편에 옻칠하는 과정에 기록한 것이다. 銘文 내용은 중국의 연호인 貞觀 銘과 사람이름, 官職으로 추정되는 것 등이 있지만, 전체 중에 일부만 수습된 관계로 본래의 문장내용을 구성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명문은 갑옷의 제작 동기나 그와 관련된 사건, 아니면 중국 당나라와의 외교적 사실을 기록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필자 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