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머리말
Ⅱ. 백제의 사지 출토 벽화편
Ⅲ. 法隆寺玉蟲廚子의 도상과 전거
Ⅳ. 法隆寺玉蟲廚子와 백제
Ⅴ. 맺음말
요약
삼국시대 사찰의 벽화와 관련된 실물자료는 백제 절터에서 출토된 20여 점의 벽화편에 불과하다. 그 가운데 벽화의 내용을 추정할 수 있는 작품은 부여 부소산성 절터에서 출토된 새 그림이 유일하다. 그동안 무슨 새인지 알려지지 않았던 벽화편의 새는 분석 결과 비둘기를 묘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비둘기가 백제 사찰벽화에 그려질 수 있었던 근거로는 석가의 전생 이야기 가운데 하나인 시비왕본생담 도상의 일부인 것으로 해석하였다. 이러한 사실을 토대로 백제 절터에서 출토된 20여 점의 벽화편을 분석한 결과 백제 불전 내부의 벽화는 내용 면에서 불보살상 중심의 설법도형식의 벽화보다는 불전도나 본생도와 같은 불교설화도형식의 그림이 주로 그려진 것으로 파악되었다. 단편적인 자료에 불과하지만 백제불전의 벽화가 사신(捨身)을 주제로 한 설화도형식의 그림이 그려졌다는 사실은 주제 면에서 일본 호류지(法隆寺) 다마무시노즈시(玉蟲廚子)의 회화와 비교가 가능하다. 그동안 다마무시노즈시와 백제와의 연관성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었다. 다만 회화의 내용은 북량(北凉)의 담무참(曇無讖)에 의해 한역된 경전들을 소의경전으로 그려졌다고 파악하여 중국 북조(北朝) 불교 교리가 반영된 것으로 이해되었다. 그러나 다마무시노즈시 회화의 도상을 분석한 결과 각 장면마다 별개의 경전을 근거로 도해된 것이 아니라 모두 『經律異相『을 전거(典據)로 그려진 것으로 밝혀졌다.『경율이상『은 516년에 남조의 양나라 무제(武帝)의 명에 따라 여러 불전에 등장하는 비유나 전생담 등 신비한 고사를 발췌하여 편찬한 책이다. 주지하다시피 백제는 양나라와의 교류를 통해 선진 불교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였다. 따라서 당시 양나라에서 편찬된 『경율이 상『도 당연히 백제에 전래되었을 것으로 짐작되며. 이를 바탕으로 부소산성 절터 벽화편을 통해 확인된 시비왕본생도(尸毗王本生圖)와 같은 벽화가 제작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당시 활발했던 백제와 일본의 교류를 감안한다면 다마무시노즈시(玉蟲廚子) 회화의 도상은 남조의 불교문화를 수용하며 발전시켰던 백제 불교미술의 영향이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필자 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