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산리고분군과 나성 사이에 위치한 부여 능산리건물지는 예전부터 와편이 가끔 발견된 바 있었고 정화사업 착수를 위해 유적 분포범위 확인을 위한 시굴조사가 있었다. 그 결과 연꽃무늬수마색 등 다량의 기와가 발견되어 본격적 발굴조사를 하게 되었다.
제1건물지는 정면 3칸에 측면 1칸의 맞배식건물로 건물내부에 불씨를 저장하기 위한 시설로 추측된다. 제2건물지는 현재 제3건물지의 남동쪽에 붙어서 남쪽으로 길게 내려가고 있어 제3건물지로 들어오는 출입로 내지는 회랑으로서의 역할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 제3건물지는 앞뒤에 퇴문을 갖춘 정면 9칸, 측면 2칸 건물로 3개의 방을 갖는 공방이다. 각 방에서는 노시설과 관련된 소토층, 아궁이 및 연도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방내부에서는 제품도 발견되고 있지만 제품을 만들기 위한 재료도 상당량이 발견되고 있다. 출토된 유물의 정황을 고려할 때, 이 공방지는 왕실에서 사용하는 관공방일 가능성이 높다. 이 건물지는 이 지역에 있어서 중심적인 건물로는 판단되지 않으며 주변의 정황으로 보아 어떤 중심건물의 부속건물로 추정된다.
추정유물은 금속제품을 위시하여 각종의 유물이 발견되어 절정기 내지 완성기 백제문물로 보여진다. 특히 금동용봉향로는 백제시대 유적에서 발견되어 그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백제의 사상, 금공기술을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능산리건물지와 더불어 현재 복원, 정비되어 있는 능산리고분군도 이제 왕릉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게 되었다.
유적의 연대는 주변의 유적연대와 더불어 출토유물을 고려할 때, 6세기 중엽경에 건물이 만들어져 사용되어 오다 백제 멸망과 함께 훼괴된 것으로 추정된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