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 백제산성은 외곽지대에 석성이 주로 분포하고 내륙지역에는 토성이 분포한다. 충남지역이 웅진, 사비시대에 백제의 수도지역임을 감안해볼 때 외곽의 석성은 방어용 성곽으로 이해되며 백제는 국경 근처에서 침입자를 방어에 치중한 것으로 보인다. 내륙에 위치한 토성은 세형동검시기 이래 지방토착세력의 근거지에 주로 분포하고 있어 그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다. 충남지역 백제산성의 축성법에 있어 판축식방법이 보편적이다. 백제의 축성술 발달을 고려할 때, 당시 전투방식과 관계 있을 것이다. 배치상으로 백제산성은 선의 배치를 이루는데 이는 전연방어체제에 치중한 결과임과 동시에 백제의 국경선을 보여주는 것이다. 토성이 많이 존재하는 것은 백제사회가 중앙과 지방세력이 느슨한 관계였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충남지역 백제산성들은 위치와 평면형태, 축성재료로 나누었을 때 4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1형은 표고 50m 이하의 낮은 구릉 위 소규모 토성으로 축성재료, 입지조건, 주변 유적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전투용 성곽이 아닌 주거방비를 위한 초기 성곽형태이다. 2유형은 표고 100m 내외로 산정에 자리하여 전투용 산성으로 파악된다. 3유형 역시 2유형과 유사한 입지조건으로 같은 기능을 갖지만 석성이라는 축성재료상의 차이가 있다. 4유형은 석성이지만 산정에서 산의 중턱에 걸쳐 축성된 삼태기형 산성으로 행정중심지로서의 기능을 했을 것이다. 이런 산성의 유형분류는 발굴과 조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현단계로서는 가설의 범주를 넘지 않는데 주변 유적과 관련하여 살펴볼 때, 1유형은 세형동검 출토지에 가까이 있고 무문토기편이 산견되어 B.C 3~2세기로 추정된다. 2유형은 2~3세기에 걸쳐 빈번히 전개된 수곡 사이 무력대결 양상에 주목하여 그 시기 산물로 이해된다. 3유형은 석성 출현에 착안하여 고구려 충격으로 백제에 석성이 나타났다고 여겨지는 5세기로 추정된다. 4유형은 산성 밑에 위치하는 고분의 존재에 주목하여 5세기 후반으로 추정하였다.
대체로 산성들은 백제 중앙세력이 충남지역에 내려오기 전 출현했던 것으로 이해되며 석성은 백제의 남천 이후에 주로 축성된 것으로 보여진다. 삼국지에 보이는 국에 대한 해석과 백제의 중앙세력과 지방세력과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있어야할 것이다. 삼태기형 산성이 행정중심지로 기능한 성곽이라면 앞으로 현치소나 방성 등은 이런 유형의 산성들에서 찾아져야 할 것이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