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령왕릉 석수에 관해서 고고학과 미술사적 입장에서 각기 다르게 고찰하였다. 무령왕릉 석수의 기원이 한대이래 분묘앞에 세우는 진묘수 등과 상통하는 것이라 보고 일각수에 해당된다고 보거나 분묘내의 연도 중앙에 있던 진묘수로 단정하고 석수의 특징이 석제품이라는 점, 소 형태에 가까운 신수라는 점, 유각, 유익 등에서 한진대 고식전통을 고수한 점 등을 예로 들고 있다. 고고학과 미술사는 각기 다르게 해석하지만 유각조에서는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가 어디에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하며 백제미술에 의한 소산인지 또는 외래적 요소인지 쉽게 짐작할 수 없다 하였다.
이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몇 가지 다른 해석을 얻을 수 있다.
무령왕릉 석수는 공상적인 신수로 제작되었기에 꼭 집어서 소, 돼지라고 단정하기 어려우나 몸체는 대체로 물소 형태로 보면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무령왕릉 신수의 특징 중 하나는 두각에 있다. 두각은 철제로 만들어 꽂았는데 철제각의 상변에는 3개의 융기가 있고 가는 말미는 원형으로 처리되어 있다. 이는 수지형이라고 하는데 피상적 관찰이 아닌가 한다. 이는 같이 출토된 왕의 단룡환두도 안에 부조된 용의 두각과 같은 형태이다. 용은 상상의 신수로 알려져 있으며 군왕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양자가 관련된 어휘나 전설이 많이 전해진다. 용은 비와 구름을 몰고다니는 조화를 가지고 있는 신수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무령왕릉 신수의 철제로 된 두각은 용의 두각에서 착상하여 만들어 꽂은 것으로 짐작된다. 왕릉 안에 있으면서 외부 동정을 알고자하면 신령스러운 용의 두각을 모방해 꽂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 아닌가 한다. 철제의 번개 양식은 오늘날 안테나 역할을 기대한 것이라 하겠다. 두각말미의 원형처리는 하늘은 둥글다는 원리를 본받았고 신수의 몸통은 땅을 상징하는 물소를 본받아 네모나게 만든 것이다. 신수의 사각은 앞에서 또는 옆에서 보거나 포개져서 보이는 人자형이다. 따라서 무령왕 석수에는 삼재원리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무령왕릉 신수의 몸체에 부조된 도식은 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구름과 물결로 해석해야 옳다. 보다 차원을 높혀 무령왕릉 석수를 신수로 보는 철학적인 고찰이 있을 수 있다면 철제각은 용의 두각에 비정할 수 있고 몸체에 부조된 도식은 구름에 비유할 수 있으며 등에 있는 4개의 융기된 문양은 파도나 물결을 상징해서 제작된 도식이 아닌가 하다. 무령왕릉 신수의 제작은 중국 진묘수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겠지만 단순 모방이 아니고 백제사상화 내지 문화화해서 제작된 깊은 철학적 의미를 가진 독창적 작품이다. (연구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