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양식계 석탑은 시대적, 지역적 특성에 따라 시원양식, 전형양식, 과도양식, 백제계승 ⅠⅡⅢ양식, 백제신라 절충양식으로 구분된다. 이는 한국 석탑의 시원인 미륵사지탑에서 추락하여 백제시대의 전형탑인 정림사지탑으로 발전하였으나 신라의 통일로 인하여 과도양식인 왕궁리석탑으로 겨우 그 명맥을 유지해 왔을 뿐, 백제양식계 석탑의 조영에 있어 암흑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러나 신라의 영향에서 벗어난 고려시대에는 백제양식의 부활 노력으로 백제계승 양식이 활발히 건조되었으며 부여지방을 중심으로 지역적으로 멀어질수록 전형양식에서 벗어남을 알 수 있다. 또한 백제양식에 신라양식을 가미한 혼합된 절충양식이 나타났다.
이러한 백제양식계 석탑의 분석 결과 나타난 특성은 지면 위에 석축을 놓는 목조건축의 수법을 의식적으로 따르고 단층기단으로 구성 석재가 모두 규칙적으로 짜여져 있으며 갑석 상하에 마운딩 등이 없다. 기단의 높이는 탑신의 높이에 비해 낮고 폭도 신라양식계보다 좁다. 원칙적으로 초층탑신의 우주와 면석은 모두 별석재로 결구방법이 규칙적이다. 탑개석은 두께가 얇고 넓으며 길게 돌출되었으며 처마의 단면을 항시 수직으로 자르고 양단에서 가볍게 반전하여 경쾌한 효과를 낸다. 나라를 잃게 된 백제의 존재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1000여년을 지내는 동안 역사의 무대에서 희미하게 사라져 버렸다. 그동안 백제에 대한 관심은 고도를 지나는 일부 사가, 문인 등에 의해 약간의 관심이 표현되었을 뿐, 동양사에서 백제가 차지하는 존재를 인식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까지는 다소 소홀히 다루어왔던 백제 문화에 관하여 보다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