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방사지는 보령 미산면 지역에 위치한 백제 말~통일신라 초기의 산지가람이다. 따라서 평지가람에서 살필 수 있는 일반적인 건축물의 배치나 구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즉, 제1건물지와 제2․3건물지 간의 층단식 배치, 중문이나 회랑, 담장의 생략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탑의 부존재는 신앙의 중심 대상이 탑에서 불상으로 전이되었음을 확인케 한다. 물론 통일신라기 산지가람 모두에서 탑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전 시기의 평지가람과 비교해 볼 때 획기적인 변화임에는 틀림없다.
천방사지는 금당지인 제1건물지와 승방지인 제2건물지, 추정 경장지인 제3건물지, 그리고 추정 종각지인 부석유구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제1건물지에서는 백제 말~고려시기의 와당이 수습되어 그 사맥이 고려까지 이어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산지가람형식은 그 등장시기가 통일신라기로 알려 있다. 그러나 백제 사비기인 부여 부소산사지를 보면 그 초보적 형식이 이미 7세기 전반에 나타나고 있음을 살필 수 있다. 이러한 초기적인 산지가람 형식은 7세기 후반, 즉 백제 말~통일신라 초기에 이르면 천방사지와 같이 무탑 층단식의 산지가람으로 변화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보령 천방사지는 평지가람에서 산지가람으로 변화하는 그 초기적 형태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라 생각된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