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本書紀』에는 백제가 6세기 중반에 일본 야마토(大和) 조정에 신료들을 보내 불상과 経典을 전하면서 불교를 전파하였으며 588년에는 일본 최초의 사찰인 아스카데라 조영에 필요한 불탑주조 기술자(露盤博士, 露盤工), 기와 기술자(瓦博士, 造瓦工), 그리고 탑에 안치할 사리를 백제로부터 지원하였다고 전한다. 일본 초기 사찰의 건축과정에 백제가 적극적으로 관여하였다는 기록은 이들 사찰에 백제의 건축기술이 반영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일본 고대 사찰에서 관찰되는 백제 건축기술은 가람배치와 瓦積基壇으로 정리할 수 있다. 탑과 금당을 남북일직선상에 배치하는 1탑 1금당의 가람양식은 일본의 ‘시텐노지(四天王寺)’를 비롯한 여러 사찰에서 나타난다. 일본 초기 사찰의 가람은 세가지 측면에서 주목되는데, 먼저 백제의 지원으로 조영된 아스카데라가 백제와 다른 1탑 3금당식 가람을 채용한 배경은 고구려의 기술도 함께 도입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일본 초기사원에서 백제와는 다른 유형의 가람배치가 나타나는 원인은 조영주체의 차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도래계 씨족인 소가씨가 중심이 되어 추진하였던 사찰건축을 天皇 등 다양한 주체가 담당하게 되었고, 백제로부터 전수받은 가람양식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변형된 유형이 등장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마지막으로 탑-금당의 중심사역 주변으로 배치되는 부속건물지의 배치유형은 최근 백제 사찰조사에서 중점적으로 연구되는 부분으로 일본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다. 카와라데라(川原寺)와 미나미시가쵸우하이지(南滋賀廳廢寺)의 중심사역은 백제의 전형적인 가람과는 차이가 있으나, 주변으로 배치되는 부속건물지의 형태는 定林寺址와 帝釋寺址의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건물지의 규모 및 내부구조에서도 유사성이 관찰된다.
백제의 가장 특징적인 기술인 와적기단은 일본 초기사찰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으며, 지대석 위에 평기와를 적재한 1, 2유형이 가장 많이 사용되었고 3, 4유형처럼 기와와 석재, 전돌을 적재하는 방식 등에서 나타나는 변화양상도 확인된다.
이층기단은 고구려, 신라에서도 나타나는 건축기술로 아스카데라 가람의 고구려와의 친연성 등으로 볼 때 백제를 포함한 한반도에서 건너간 건축기술로 판단된다. (필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