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부산에서 偶見한 고려청자향로는 직경 11.2cm, 높이 9cm의 굽달린 술잔형이며 안쪽 기벽은 위에서 내려 오다가 바닥쪽으로 꺾이며 바닥은 가볍게 중심부로 경사졌고 중심부는 지두로 누른 것처럼 약간 패어지고 있다. 굽은 기부주선이 깎여서 운두가 생겼고 굽의 바닥은 일단 납작하게 땅에 닿다가 안쪽으로 들려 올라가지만 물레에서 뗄 때 생긴 중심부가 당자기의 굽과 비슷하다. 이 향로와 유사한 청자향로가 호림미술관에도 있다. 직경 11.5cm, 높이 10.5cm로 짧게 꺾인 아가리, 중심부로 경사진 바닥, 기선이 깎여 운두가 생긴 굽 등 매우 닮았다. 그러나 이 향로는 굽의 허리가 부산 것과 달리 팔자형이고 굽이 땅에 닿는 부분도 납작하지 않고 훨씬 날씬한 기형이다. 비슷하지만 호림박물관의 것이 부산의 것에 비해 고식에 해당하며 10세기로 편년된다.
그런데 이상의 두 청자향로는 서울대 박물관의 와질의 백제토기와 닮았다. 이 백제토기는 굽그릇의 다리가 짧은 것, 그릇 안쪽이 바닥까지 퍼져있는 점이 특이하며 부여지방 중심으로 발견되는 백제의 독창적 토기로 제사때 쓰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두 청자향로와 이 백제토기는 짧게 꺾인 아가리, 굽기선의 운두, 굽허리 등이 닮았다.
고려시대 청자향로는 당과 북송 청자와 기형이 유사하지만 이 청자향로는 이들과 유사성이 없으며 구백제지역의 백제토기와 유사하다는 것은 중요한 시사를 준다.
따라서 이상의 청자향로와 백제토기를 통하여 구백제지역의 백제토기가 고려시대까지 지역적기형의 계승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연구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