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봉동 B지구에 분포하는 백제묘 도굴피해를 줄이자는 의도에서 이루어진 구제발굴 조사 결과 백제 토광묘 7기와 조선시대 민묘 1기를 확인하였다.
19·23·24·25호묘의 토층상에서 봉토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유실이 심하여 형태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유물매납 상태에서 봉토와 보강토에 매납된 유물이 확인되었는데 주로 적갈색계통의 연질단경호와 심발형토기가 그것이다. 이들 유물은 그 색조가 갖는 의미와 더불어 매장의례와 관계된 유물로 여겨진다.
19호와 20호묘가 작은 홈으로 연결되어 이 두 묘의 피장자 사이에는 어떤 관련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문이 제기되었으며 앞으로의 조사예를 기대한다.
곽외부장으로 사정되는 적갈색, 황갈색계통의 연질단경호는 한 묘광에 2점씩 세트로 부장되는 양상을 보이며 기벽에 흑색반문이 형성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신봉동 철기유물의 매납은 각 종류별로 1점씩 세트화된 부장양상을 보이며 특히 B지구에서 처음으로 철모가 출토되었는데 출토빈도로 보아 특수한 신분에 한정되는 부장유물로 파악된다.
신봉동백제묘의 축조연대는 절대적 자료가 없어 단정지을 수 없지만 1차조사 보고시 B지구의 경우 1호묘의 단신, 개배, 삼족토기, 도자형철촉 등에 의거하여 일단 5세기 중엽경으로 파악하고 구릉 아래쪽에 있는 묘들은 얼마간 앞선 시점에 조영되었을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조사에서 출토된 19호묘 조족문 연질단경호와 22호묘의 와질단경호, 24호묘의 회청색 원저단경호 등의 유물은 그 제작연대를 5세기 전반대까지 소급할 수 있다고 판단되므로 신봉동 B지구 백제묘의 축조연대를 5세기 전반에서 중반대로 정정하고자 한다. 신봉동 구릉정부의 횡혈식 석실분과 신봉동 백제묘 사이를 연결해 줄 수 있는 석관묘, 석곽묘, 옹관묘 등의 다른 묘제가 전혀 확인되고 있지 않은 현상황에서 본다면 신봉동 백제묘는 이 지역에서 횡혈식석실분이 등장하는 시점을 어느 정도 지난 시기가지 부단히 조영되는 묘제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그 하한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신봉동 백제묘의 보다 정확한 편년을 위해서는 신봉동 일대에 밀집분포하는 수많은 백제묘를 조영한 집단이 생환했던 주거유적을 확인해야 할 것이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