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언
II. 석곽묘와 석실분
III. 횡구식 석곽묘의 발생과 전개
IV. 횡구식 석실분의 발생과 전개
V. 결언
요약
석실분 묘제의 유형 및 그 형식, 특히 횡구식의 재검토 가능성이 있어 이를 정리해 보았다. 백제묘제의 다양성은 널리 알려진 것이나 지반에 묘광을 파고, 그 안에 석축하여 공동의 묘실을 구축한 묘제는 나름의 정형성을 갖추고 있다. 이에 필자는 석축으로 지하에 공동의 묘실을 구축한 것을 석실분으로 분류하고 입구의 유무, 혹은 그 형상에 따라 수혈식 석실분, 횡구식 석실분, 횡혈식 석실분으로 세분하였었다. 그런데 최근 횡구식 묘제가 적지 않게 발견되면서 횡구식 자체도 수혈식에서 비롯된 것과 횡혈식에서 비롯된 즉 두 가지 계통으로 구분됨을 확인할 수 있어 기왕에 사용하던 석곽묘와 석실분으로 개념을 재정리하였다.
백제의 횡구식 묘제는 2계통에서 발생된 것으로 확인된다. 하나는 수혈식 석곽묘가 횡혈식 석실분의 영향으로 발생한 것으로 속성은 비록 입구가 시설되지만 석곽묘적 요소가 많다. 또 다른 하나는 횡혈식 석실분의 장제 즉 다장이 단장으로 변화되면서 입구의 기능이 약화되어 형식화된 상태로 남은 것이 그것이다. 이에 본고는 백제 횡구식 묘제를 수혈식에서 비롯된 것과 횡혈식의 변화에서 발생한 것으로 구분하였다. 그리고 이들을 각각의 연원에 근거하여 전자를 횡구식 석곽묘, 후자를 횡구식 석실분으로 구분하여 그 묘제적 특징을 살펴보았다.
백제 묘제로 횡구식은 석곽묘와 석실분으로 구분할 수 있듯이 수혈식 석곽묘와 횡혈식 석실분에 각각 연원을 두고 있지만, 횡구식 석곽묘는 수혈식의 묘제가 횡혈식으로의 전환되는 과정에 존재한 것이고, 횡구식 석실분은 횡혈식에 장제의 변화가 나타나 입구가 형식화되면서 이루어진 것이다. 전자는 대체로 횡혈식 석실분이 확대되는 5세기대에 집중적으로 조영되나 6세기에 이르면 점차 자취를 감춘다. 그리고 후자는 횡혈식 석실분이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던 6세기 말 혹은 7세기 초반부터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여 사용된 것으로 백제 이후의 묘제전개에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볼 수 있다.
나아가 이러한 검토를 토대로 백제의 석실분묘제에 대한 분류도 새롭게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입구가 설치되지 않은 것은 수혈식 석곽묘, 그리고 이 수혈식 석곽묘에 바탕을 두고 횡혈식 묘제의 영향으로 한쪽 벽면 전체를 개구하여 입구로 사용되는 것은 횡구식 석곽묘로 구분 할 수 있다. 그리고 연도 및 입구가 시설된 횡혈식 석실분이 있으며, 이 횡혈식 석실분에 장제적 변화 즉 다장이 단장으로 변화되면서 연도 및 입구의 시설 변화가 나타나 한쪽 벽면전체를 개구한 유형을 횡구식 석실분으로 구분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들 4가지 유형은 현재까지 백제 석실분묘제의 모두를 망라할 수 있는 개념들이라 판단된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