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군 대흥면 상중리와 광시면 동산리 사이에 솟아 있는 표고 484m의 봉수산 정상부에 자리하고 있는 봉수산성은 일찍부터 백제의 임존성으로 주목받아 왔다. 임존성은 『삼국사기』기록에 나와 있는 바와 같이 백제가 멸망된 후 3년 동안 전개된 백제 부흥운동시 주류성과 더불어 핵심적 據城 중의 하나였다. 따라서 임존성의 위치를 밝히는 것은 백제 부흥운동 뿐 아니라 백제사를 밝히는 데에도 대단히 중요한 작업이다. 학계에서 그동안 임존성을 주목하였던 것도 실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특히, 주류성과 달리 임존성이 봉수산성이라는 사실은 조선시대에 편찬된 여러 지리서에 위치 비정이 되어 있어 아무런 의심없이 봉수산성=임존성이라는 생각이 학계에 받아들여졌고, 현재도 다수설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봉수산성이 백제의 임존성이라고 기록되어 있는 조선시대의 지리서들은 백제가 멸망된 후 천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다음 기록된 것이어서 기록을 그대로 믿기에는 주저되는 면이 없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설령, 이 기록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임존성처럼 역사적으로 중요한 유적을 간단한 몇 줄의 설명만으로 위치 비정을 끝맺어서는 않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기 위해서 봉수산성의 현황을 조사하고, 거기에서 느껴지는 몇가지 특징을 살펴보았다. 봉수산성이 언제 축성되었고, 왜 축성된 것인가에 대해서는 고고학적인 조사를 통해서만이 더 객관적인 자료가 확보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봉수산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표조사와 발굴조사를 벌여 봉수산성에 대한 객관적 자료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역사적 논의와 봉수산성에 대한 정비 계획이 논의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필자 결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