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城은 산의 지형에 따라 방어의 최대 이점을 선택하여 축조되었다. 그래서 성벽은 계곡의 상단부를 막거나, 자연능선 상단면인 內高外低의 능선에 축조되었다. 본고에서는 이천 설봉산성 2차 서문지 백제성벽과 이와 연장된 정비구간 성벽의 구조를 살펴보았다. 두 구간의 성벽은 동시에 축조되었다. 하지만 지형적 차이로 인해 축조기법은 달리 나타나고 있었다. 설봉산성 서문지 A‘, B, C 성벽은 계곡부를 막아서 쌓은 성벽이며, 정비구간 A성벽은 능선면에 축조되었다. 계곡부에 축조된 백제성벽은 내벽을 면재로 조성하지 않았다. 외벽에만 장방형으로 가공된 面石材를 확인할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성 안쪽에서 土築部와 石築城壁의 뒤채움을 동시에 축조되었던 사실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성벽 기단부에서 배수를 위한 시설이 확인되었다. 이 排水路에서 출토된 유물은 성벽의 築城時期를 밝혀주었다. 능선에 축조된 성벽은 능선 경사면의 풍화암반을 계단식으로 삭토한 뒤 축조되었다. 그리고 외벽만 면석재를 사용하여, 뒤채움을 계단식으로 조성된 암반면에 의지하였다. 이 두 성벽은 축조된 지형이 다르다. 축조방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각기 공통적인 축조기법을 보이는 점도 있었다. 그 것은 뒤채움 방식과 기저부와 기단석 조성방식이다. 설봉산성 백제성벽은 한성기 백제 석축산성 성벽과 유사한 축조방법을 보이고 있었다. 그래서 지형별 축성법과 이에 따른 축조기법, 기초시설, 성벽에 사용된 면석재를 비교, 검토가 가능하였다. 이를 통해 한성기 백제석축성벽 연구의 시발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필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