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사기》에 그 조성내용이 기록된 부여 궁남지 유적은 명확한 증거는 없으나 현재 정비 복원된 궁남지가 입지 등에서 기록상의 위치에 비정되어졌고, 주변의 관련유적 등의 존재 등에서 계속적으로 주목되어져 왔다. 이번 조사는 갈수기를 이용하여 연못 내부바닥에 대한 유구확인 및 퇴적층 조사에 주안점을 두고 실시하였다. 조사결과 연못 동편에서 남북으로 연결된 수로와 이에 인접하여 수로의 물을 이용한 관개시설의 일종인 목조 시설물이 동서로 설치된 것이 확인되었다. 그리고 이 시설물의 동편 수로변 퇴적물 가운데는 묵서명이 있는 백제시대의 목간 1점이 수습되었는데 그 기록내용이 잘 남아 있고 백제시대의 행정단위와 인명, 지명에 관한 정보 및 수전을 개간했던 사실이 적혀 있어 인접한 목조 집수시설물과 함께 과거 이 지역이 수전경작과 관련된 사실을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백제목간은 그 기록내용이 구체적으로 파악될 수 있는데 역사기록이 부족한 백제사 연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판단되며 궁남지로 알려진 이 유적 일대의 성격과 역사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으로서 그 가치가 크다고 하겠다. 앞으로 이 시설물을 포함한 연못내부 바닥 일대에 대한 정밀조사의 필요성이 요구되며 향후 연차적인 발굴조사 계획을 수립하여 이 유적일대의 성격과 기능 등을 밝히기 위한 정밀조사가 병행되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