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산성 출토 백제토기는 한성백제기의 풍납토성이나 몽촌토성에서 사용되었던 것과 유사하다. 이러한 유사성은 한성시대 토기문화의 중심권과 같은 문화적 기반 위에 있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백제 거점 성으로 지방의 토기문화도 수용했으리라고 생각된다. 설봉산성의 백제토기를 통해 본 제작기술상의 특징은 이른바 회청색경질토기로 대표되는 새로운 토기 제작기술이 적용된 토기가 주종을 이루면서도, 토기의 기능적인 면을 중시하는 적갈색연질토기계열도 많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러한 제작기술은 태토를 선택하고 조절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적용되며, 특징적인 기종으로 대표된다. 성형과정에서는 수날법, 권상법, 윤적법, 물레 등이 다채롭게 사용되고 응용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물레사용은 큰 기형의 토기까지 능숙하게 이용되지 못하고, 고배와 같은 작은 기형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회전력을 이용하여 표면을 정면하는 물손질은 모든 토기에서 관찰된다. 이외에 정면방법은 누르기, 빗질, 타날, 깎기, 덧대기, 마포대기, 마연기법 등 매우 다양한 방법이 사용되었다. 이 정면방법은 하나의 토기에 모두 사용될 때도 있지만, 대부분 용도에 따라 적용되고 있다. 소성방법은 기존의 방법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窯法의 소성기술로 점차 확대되어 가는 점이 발견된다. 토기 제작기술의 발전은 그 기능적 맥락을 고려한 제작기법을 선택하면서 이루어지고 있다. 본고는 설봉산성 백제토기에 대한 세부적인 제작기법을 그 실례를 통해서 살펴보았다. 그 동안의 백제토기에 대한 분석은 단지 형식적인 분류에 집중되어 있어 실질적인 제작과정문제에 대해서는 소홀한 감이 없지 않다. 제작기법의 검토는 한성백제시대의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작업이다. 비록 설봉산성에서 출토된 토기만을 검토하였지만, 앞으로는 여러 지역에서 발굴된 토기자료들과의 비교분석을 통해 백제토기제작기법에 대한 보다 폭넓은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울러 태토분석과 같은 자연과학적인 방법론을 통해서도 체계적인 연구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