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머리말
Ⅱ. 통일신라시대 불교조각에 나타난 백제적 전통
Ⅲ. 고려시대 불교조각에 나타난 백제적 전통
Ⅳ. 백제적 전통이 나타나는 조성배경
Ⅴ. 맺음말
요약
통일신라전기는 백제계 유민들과 장인들에 의해 조성된 연기군 불비상들을 중심으로 그 요소가 계승되었다. 이러한 전대의 전통조각이 계승되는 현상은 왕조의 교체마다 있어 온 일반적인 흐름으로 단지 백제만의 경우는 아니지만 연기군 불비상과 같이 시대양식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백제적 전통만으로 조성된 불상은 그 예가 거의 없는 편이다. 이는 백제적 전통이 많이 남은 지역적인 특색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외에도 연기군 불비상은 아미타불 신앙이나 천불신앙과 관련된 불교사상적 면에서도 귀중한 자료가 되어 줄 뿐 아니라 교리와 도상해석상의 문제에서도 앞으로 해결해야 될 중요한 연구과제가 남아있다.
한편 백제적 전통은 7세기 후반의 연기군 불비상 이후 사라졌다가 고려전기에 다시 나타나게 되는데 본인은 이를 복고양식으로 명칭하였다. 고려전기의 복고양식은 작품도 적고 11세기 초에만 나타나는 특수한 현상으로 볼 수 있지만 고려전기에 걸쳐 나타난 태조 왕건의 북진정책을 비롯하여 이규보의 동명왕편에 흐르는 고구려 계승의식, 명종 20년 신라부흥을 기치로 내세웠던 경주민란 등의 시대적 풍조가 불교미술에 구현된 예가 있다.
고려전기 불교미술에 보이는 삼국적 전통의 계승문제에 대해서는 일직이 석탑 양식에서부터 거론되어 왔다. 고려전기 석탑에 사국적인 전통이 나타나는 시기는 대체로 10세기 후반부터이며 그 배경으로서는 불교가 대중화되면서 중앙 집중에서 벗어난 토착화의 결과로 이해하였다. 불교조각 또한 비교적 비슷한 시기인 11세기 초엽에 처음 등장하는 점에서 동일한데 그 배경에는 지방적인 성격이 뚜렷해지는 요인과 더불어 고대 선대왕들의 위력으로 나라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노력이 작용하였음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런 인식은 고려초기 태조 왕건대부터 있어온 북방정책에 대한 관심과 고려 중기까지 이어져 온 삼국 부흥운동 등의 역사적 맥락과도 상통되는 것이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