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납토성 토기에 구현된 백제인의 미의식은 自然美的 立場과 規範美的 立場으로 고찰될 수 있다. 우선 전자의 입장으로는 器形의 적당한 이지러짐이 주는 경쾌한 율동미 내지는 음악성과 부분에 있어 세밀하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어우러져 어색하지 않아 보이는 순박함을 꼽을 수 있겠다. 형태가 좌우 대칭이 아니어서 오히려 자연스럽고 느긋하다. 완벽하지 않은 면모를 당시 제작기술력의 한계가 노정된 것으로 매김하기에는 그 멋스러움의 차원이 높아 보인다. 백제 토기를 통해 드러나는 아름다움의 진수는 잔재주를 부리지 않고 마음을 비우는데 있다. 이런 요소들에서 단순함, 소박함, 질박함 등의 自然美가 도출된다. 이에 반해 규범적인 입장으로 파악되어야 할 미의식도 분명히 존재한다. 풍납토성의 층위는 네 개의 층으로 구분되는데 상층부로 가면서 고급화된 有蓋器種과 儀器들이 출현하며 점진적으로 세련된 면모를 갖춰간다. 향상된 기술력은 재질을 견고하게 하는 기능적인 역할 외에 제품을 정돈되고 품격 있어 보이게 하는 등의 심미적 요소에도 관계한 것이다. 고급 기종들은 고위 계층에서 우선적으로 사용했을 것이니, 상층부로 갈수록 양질의 토기가 제작되는 것을 사회 계층 분화와 관련지어 볼 수 있겠다. 시간 경과에 따른 토기의 고급화 추세가 제작 기술력 향상 이상을 뜻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발전된 기술은 기존의 전통을 단절시키지 않고 점진ㆍ단계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토기문화의 技術ㆍ審美 변화 맥락을 연속선상에서 탐지할 수 있다. 풍납토성에서 출토되는 고급화된 기종의 특성은 단순함을 잃지 않은 가운데 격식을 갖춘 고전적인 꾸밈새로 정리된다. 기대나 고배 등에서 느껴지는 整齊美는 단순하면서도 절제된 形과 線에서 비롯된 것이다. 여기서 형식성, 정체성, 현실성 등의 規範美的 要素가 추출된다. 미의식이 이렇듯 양면에서 고찰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토기가 완벽에 대한 강박 관념을 보이지 않는 탓에 핵심적인 정서에서는 상통한다. 결론적으로 풍납토성 토기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自然美’이지만 미학 체계와 정치 체제의 유기적 관련 속에서 규범미적 요소가 이후 전개되는 고전적이고 세련된 그릇 역사의 萌芽로 배태되고 있었음을 살필 수 있다. (필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