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문제의 소재
II. 중국과 일본의 유물 전세 논의
1. 중국의 유물 전세
2. 일본의 유물 전세
III. 백제유적 출토 중국 자기 전세론 검토
1. 중국과 일본 사례에서 본 전세의 의의
2. 전세 지지론에 대한 검토
3. 공반유물의 병행관계로 본 전세론
4. 전세론의 천산
IV. 결론
요약
이 논문의 목적은 백제 고고학의 편년체계 수립을 위한 교차연대 자료로서 백제유적 출토 중국 瓷器들이 가지는 효용성을 타진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 고고학계에서는 傳世 기간을 특별히 고려하지 않는 입장과 일부 인정하는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이에 고대 중국과 일본의 전세 사례를 살핀 후 백제인들이 중국 자기에 대해 가졌던 태도를 검토하였다.
중국과 일본의 전세 사례를 개관한 결과 물품의 전세는 첫째 사회 공동의 소유물로서 강제됐을 때, 둘째 개인의 취향이나 소집단 내의 약속이 성립됐을 때, 셋째 내재한 역사성이 전세를 정당화했을 때 발생한 것으로 보았다.
그런데 현재 한국 고고학계에서 백제의 지방 수장층이 사여 받은 중국 자기들을 공동으로 소유했다고 주장하는 연구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또한 귀중품을 보관했을 특별한 창고의 고고학적 증거도 아직 보이지 않는다. 한편 백제유적의 중국 자기들은 대개 실용품이었고, 이와 관련한 문화의 도입도 상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최근의 마구 편년과 비교해도 전세로 인정할 만큼의 시차는 감지할 수 없다. 이와 같이 전술한 세 가지 전세 패턴에 대입해 본 결과 중국 자기를 전세품으로 판정할 근거는 희박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백제유적 출토 중국 자기를 백제 고고학의 교차연대 설정 자료로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한편 고대 중국과 일본에서는 금속제품의 전세 사례가 압도적인데도 불구하고 백제의 편년 체계를 연구할 때에는 유독 중국 자기를 전세품으로 언급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대부분의 전세론 지지자들이 공반된 철제품의 연대로 전세 여부를 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제 안에서의 형식학적 검토로 산출한 연대가 아니라, 영남지역의 연대관 그대로를 백제 자료에 대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각 형식의 존속기간이 철기보다 짧은 토기야말로 공반 유물의 전세여부를 결정하는 자료로서 보다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필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