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롤분석 결과 능산리 등잔시료 No. 1,2,4,5,6에서는 동물성 콜레스테롤이 많고 식물성 스테롤은 2~7%로 적었다. cholesterol/sitosterol가 높은 것으로부터 주로 동물성 기름이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동물성 기름은 지방산 분석결과 주로 사슴 기름과 유사한 기름으로 보여진다. 능산리 등잔시료 No.3과 7은 동물성 콜레스테롤 이외에 식물성 시토스테롤이 12~15% 정도로 높은 것으로 보아 식물성 기름과 동물성 기름을 혼영했을 가능성이 있다. 식물성 기름은 지방산 조성비로 보아 들기름과 유사한 기름으로 추측된다.
일본의 경우 등잔에 사슴기름을 사용한 예를 여러 유적등에서 볼 수 있으나 아직 우리나라의 경우 등잔에 사용된 기름에 대한 지방산 분석이 행해진 예가 없었기 때문에 이 능산리 유적에서 출토된 등잔에 사용한 기름이야말로 과학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사슴 기름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아직은 미흡하고 초보적인 단계에 불과하지만 보다 많은 시간과 예산을 투자하여 데이터비에스를 구축한다면 지금까지 지나쳐 버린 고고학적 자료에 남겨져 있던 유기물들에 관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러한 자료들의 축적으로 고대 사회의 복원연구에 일조를 담당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