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에서는 남한강 상류지역을 대상으로 국가단계로 인정되는 고구려, 백제, 신라의 정치적 영역(영토)을 추출하기 위한 고고학적인 틀을 구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한반도 삼국에서는 대체로 비슷한 과정을 거쳐서 국가의 영역을 구축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국가의 영역은 형성기, 확장기, 완성기를 거쳐 발전하고, 마지막 단계에 이르러서 비로소 영역국가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는데, 그 시기는 대체로 신라가 세력을 확장하여 통일 이전의 최대 지배범위를 형성한 6세기 중엽 이후로 생각된다. 4~5세기대까지는 각 정치체의 영향력은 평면적으로 미치지 않고 거점적으로 지배하는 방식이었다.
남한강 상류지역은 신라가 진출하기 전에는 고구려세력이 자리잡았던 것으로 보이나, 그 상황은 고고학 자료로 뚜렷하게 남아 있지 않다. 현재 고고학자료를 통해 볼 때 6세기 중엽 이후 신라에 의한 영역화만을 뚜렷하게 알 수 있으나, 그 전 단계에 백제를 포함한 삼국이 각각 전략적 필요성에서 이 지역으로의 진출을 도모했었을 가능성이 있다. 삼국의 영역이 완성된 시점의 양상은 신라에 의한 拓境碑의 건립과 문헌사료에 나오는 ‘拓定封疆’ 기사에 분명하게 나타난다. (필자 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