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에서는 다양한 주변 국가들과의 국제 관계 속에서 백제의 귀족과 일반 복식문화를 살펴보는데 그 목적을 둔다.
1. 백제는 동아시아와의 관계에 있어서 주도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었으며, 교역품의 유물을 통해 미루어 볼 때 뛰어난 해상능력을 바탕으로 인도와 서역과도 활발한 교류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문화의 교류란 일방적인 것이 아닌 상호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되어 왔을 것이다. 따라서 백제의 복식문화를 단순한 중국 중심의 역사관이 아닌 국제 관계 속에서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2. 백제의 관복은 신분이나 관등에 따라 입는 옷의 색이나 옷감을 엄격하게 구분하였다. 백제의 복식을 유추해 볼 수 있는 자료로 백제 사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양직공도, 왕희도 그리고 고구려 남하세력이 백제 지배계층을 이룬 점과 백제와 고구려의 복식이 비슷하였다는 기록을 근거로 고구려 벽화 참조 그리고 백제의 문물을 직접적으로 전달받은 일본문화를 볼 수 있는 일본의 그림자료들과 백제의 것으로 추정되는 정창원 소장의 상포를 중심으로 고찰하여 그 형태를 추론해볼 수 있다.
3. 백제시대 남녀 복식을 살펴보면 상의로는 襦와 長襦, 그리고 表衣인 袍를 착용한 것으로 사료되며, 하의로는 남자는 袴를, 여자는 袴와 裳을 입었던 것으로 사료된다. 襦는 신분, 성별에 구분 없이 입혀졌으나, 계급에 따라 신분이 높은 계급에서는 받침옷인 속저고리 위에 겉저고리를 입었고, 일반인들은 계급이나 착용목적에 따라 속저고리, 겉저고리를 모두 착용하거나, 혹은 저고리 하나만을 착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받침의 저고리 형태는 중앙아시아의 튜닉에서 영향 받은 것으로 보이는 곡령의 관두의 형태가 보이며 이는 고구려 벽화 등 여러 자료에서 보이고 있다. 여자의 치마의 경우도 주름치마, 색동치마가 보이며, 특히 일본 그림자료에서는 티어드 스커트 형태의 치마가 보인다. 이는 AD 5세기경 동양의 카프탄 스타일, 색동, 화, 바지가 비잔틴 문화에 전해져서 비잔틴 복식이 앞트임이 있는 카프탄 스타일로 변해갔다는 서양 복식사의 기록에서 그 행적을 짐작할 수 있으며, 동양의 복식문화가 고대에 이미 다양한 문화들과 더불어 서양에 영향주고 받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또한 내의로 입혀진 받침저고리의 곡령 저고리의 근원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근거도 된다고 사료된다. (필자 본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