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남지와 관북리에서 출토된 짚신들이 볏짚으로 만들었는지 조사한 결과 볏짚이 아닌 다른 재료로 만들어진 것이 밝혀졌다. 즉 벼의 표피세포는 돌기물을 많이 가지고 있고 기공의 모양도 가운데 물결무늬 주름이 있으며 표피 장세포(long cell)의 세포벽이 매끄럽지가 않고 성곽모양으로 울퉁불퉁하다. 이에 반해 조사된 짚신의 표피세포는 돌기물이 없고 기공의 모양도 깨끗하며 주위의 세포들도 네모반듯하였다. 짚신을 삼는 그 외의 재료인 왕골은 표피세포의 장세포가 요철모양의 테두리를 가진데 반해 짚신의 것은 매끈한 테두리를 가져 확연한 차이점을 보였다. 이후 섬유세포가 발달한 40여종의 수종들을 대상으로 현미경적 관찰을 실시하여 비교한 결과, 부들의 조직과 일치하였다. 그 특징적 유사점은 다음과 같다. 부들의 표피세포는 장세포가 방형에 가까우며 테두리는 매끈하였고 기공이 다열을 지어 기공이 없는 장세포와 교호되며 줄무늬로 존재하였다. 시료의 섬유세포는 마디나 마킹 등 특징 없이 끝 모양이 뾰족하여 부들에서 관찰되는 섬유세포와 일치하였다. 조사된 짚신의 경우 대부분 표피세포만이 잘 보존되어 있었다. 표피세포의 모양이 장방형이며 세포벽이 밋밋한 점, 기공의 부세포가 2개인 점, 실리카나 코르크셀, 털이 없는 점, 기공이 있는 표피세포가 기공이 없는 표피세포와 확실히 구분되는 점 등이 부들의 표피와 일치하였다. 짚신의 섬유세포가 잘 보존되어 있지 않아 그 특성을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었으나 섬유의 끝이 뾰족하고 마디에 마킹이 없는 점은 부들의 섬유와 일치하였다. 이상에서 이번에 조사된 짚신의 수종은 부들 또는 부들 유사종으로 식별되었다. 향후에 분해되지 않은 온전한 섬유를 찾을 수 있다면 정확한 종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