甕路라고 명명한 새로운 형태의 방어체제를 중심으로 하남지역의 군사적 성격과 방어체제의 일단을 살펴보았다. 이러한 옹로는 고골 일대, 즉 金岩山·客山·二聖山·南漢山 등에서 매우 많이 발견되었다. 능선과 계곡이 만나는, 즉 토성의 성문 자리에는 옹성의 형태가 뚜렷했고, 골짜기 아래에서 능선으로 올라가는 골짜기 길에도 옹로가 발달하였다. 뿐만 아니라 능선길에도 아주 자연스럽게 옹로를 만들었다. 그 외에도 산전체의 중요한 지점에는 옹로와 변형옹로들을 만들어 방어망을 완벽하고 효율적으로 구축해놓았다. 옹로는 인공적으로 삭토와 성토를 해가면서 길을 일직선이 아니라 심한 S자형의 커브길, 즉 뱀이 꿈틀꿈틀 거리는 모양으로 만든 것이다. 공격군에게는 매우 불리한 지형이 되고, 지형을 잘 아는 방어군들에게는 매우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적을 교란시키면서 공격할 수 있는 효율적인 체제이다. '暗路'라고 명명한 옹로형의 방어체제도 있다.
이러한 옹로체제는 필자가 그 동안의 조사를 통해서 강변은 물론 일부의 산성에서도 발견하였다. 해안방어체제의 산성에서도 발견하였다. 그리고 南陽灣의 해안방어체제를 조사하던 중 바로 바다와 연접한 해안가에서 매우 완벽하고 정교한 형태의 옹로구조, 즉 해안 참호와 교통호들을 발견하였다. 이 글에서는 자료집이란 성격상 새로운 방어체제를 간단히 소개하는 수준에서 끝내고자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심도깊은 연구가 충분하게 이루어진다면 수도나 왕성 등 중요한 지역을 방어하는 방어체제의 전형적인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모델을 중요한 몇몇 지역에 적용한다면 고대역사상을 이해하는데 매우 유용할 것이다. 이 외에도 하남지역에는 다양한 형태의 다양한 기능을 가진 다수의 방어시설들이 곳곳에 있다. 이러한 군사적인 성격은 하남지역이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장소였음을 반증하고 있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