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삼국의 언어에 대해 그동안 내외학자들이 적지않은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전반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그중에서도 백제어에 관한 연구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어 온 것처럼 보인다. 주된 이유는 백제자료가 적기 때문이며 고대의 언어자료는 한학에 의한 인명, 지명, 관명 등의 표기가 주종을 이루며 이들 검토를 통하여 어떤 단어를 확인하기에 필요한 조건을 갖춘 것들만 이용될 수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백제어는 이런 조건을 갖춘 경우가 많지 않다.
지금까지 백제어 연구가 지녀온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런 기본 조건에 대한 분명한 인식의 결여에 있으며 그동안 간행된 백제어 관련 논문을 읽을 때마다 필자는 방법론에 있어 깊은 반성이 필요함을 통감해 왔다. 그중 백제연구에 실린 논문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최근의 백제어 연구를 대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들이 보여주는 이견은 심한 현기증을 일으킨다. 학문에 있어서 이견은 있을 수 있고 발전을 위한 자극이 된다. 그러나 오늘날 백제어 연구가 보여주는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게 해준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백제어 연구에 대하여 필자가 평소에 느껴온 소감을 간단히 적어봄과 동시에 방법론에 초점을 맞추어 백제어 연구의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하여 가장 긴요하다고 생각된 것을 반영하였다. (연구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