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대 한반도의 중부지역어
2. 가라의 역사와 그 언어
3. 가라어의 여러 문제
4. 가라어의 특징
5. 백제의 전기어와 가라어
요약
본고는 백제의 전기어와 가라어의 관계를 논의하고자 하였다. 백제의 전기어라 함은 고대 한반도에 있어서의 중부지역의 언어를 가리킨다. 이 언어와 가라어와의 관계를 밝히려는데 주목적이 있는 만큼 먼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백제의 전기어에 관한 지식이다. 이에 대한 것은 일전에 필자가 쓴 논고에게 충분히 논의하였으며 재론하지 않겠다. 다만 본고 이해에 필요한 주요부분만 간략히 옮기어 가라어와 비교하는데 바탕을 삼는다.
가라어의 존속 기간은 5세기에 달한다. 이렇든 긴 언어사를 가졌으면서 가라어의 자료는 그 역사의 인멸과동시에 사라졌거나 감추어져 버렸다. 따라서 우리는 가라어를 지니고 있음직한 옛 문헌을 샅샅이 뒤지어 거기에 숨겨진 자료를 발굴하는데 힘을 기울인다. 삼국유사 혹은 산국사기를 근거로 가라사를 재구하고 가라의 판도를 대충 파악한 뒤 삼국사기 권34 지리1의 지명을 추정한 가라국의 판도에서 원위치를 찾아 배치한다. 이것들이 곧 가라어의 자료원이다. 여기에다 왕명, 왕칭호, 왕비명, 국명, 인명, 관직명 등의 기타 자료를 추가한다.
이상의 자료를 중심으로 가라어의 성격을 규명한 결과, 백제 전기어의 성격과 같은 점, 다른 점이 밝혀졌다. 그리하여 같은 점을 중부언어의 속성으로 본다면 다른 점은 남부언어의 속성으로 볼 수 있다. 두 언어의 비교는 이처럼 두 요소의 혼효성을 보이므로 가라어의 본바탕이 어느 쪽에 있는지 판별할 수 없다. 만일 중부어와 가라어의 유사성이 언어 교섭에 의해 생긴 것이라면 오히려 가라어의 기층은 남부어 즉 한계어 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잠정적인 생각을 가져본다. (연구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