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이 논문은 해양 백제와 대륙 백제의 핵심이라고 생각되는 담로(첨魯)에 대한 이해를 통해 백제의 독특한 지방 통치 방식 또는 거버넌스를 석명하고자 한 연구이다. 백제에 관한 기본 사료를 최대한 정독하여 얻어낸 결과는 담로가 대략 340년 정도의 기간 동안 ①직ㆍ간접 지배(국내, 대륙 백제), ②부용적 지배(탐라, 다모라, 유구), ③거점 지배(흑치국 등 동남아), ④경제적 의존성 증대를 통한 동맹(일본) 등의 복잡한 치리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즉, 담로는 단순한 점령 지역에 대한 치소의 의미 이상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에 대한 통치자는 왕족이 주로 임명되었으나, 충성스러운 재지세력도 임명하였으며, 대략 28만 명 정도의 백제인이 해외에서 활약하였다고 추정할 수 있다. 백제 본국은 해당 담로지역에 대한 외교 및 무역권, 인사권 및 군사권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비정된다. 이러한 점에서 4-7세기에 백제는 당시로서는 최고의 복잡하지만 정교한 거버넌스 시스템을 견지하면서 국가를 경영하였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백제의 이러한 광역 거버넌스 시스템은 현재의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현대의 전자기술과 물류 및 타민족 포용력을 키워 백제가 구가했던 거버넌스의 형태를 새로이 만들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필자 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