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머리말
2. 對梁外交 개시기․「旁小國」관념과 儒彿사상의 수용
3. 梁朝에서 보이는 천하관의 성격
4. 백제 성왕의 출현과 천하관의 형성
5. 사비천도 후에 보이는 천하관의 전개
6. 맺음말을 대신하여
요약
무령왕은 512년 대양외교를 시작한 이후, 儒彿을 중심으로 한 사상을 백제 자신의 근간으로 받아들여 이를 매개로 대양외교를 전개했다. 무령왕이 이를 채용한 배경으로는 최초의 사신 파견 시기에 양무제가 유불에 심취했던 것뿐만 아니라, 서역․남해제국이 무제의 신앙심을 이용하여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하였던 것을 들 수 있다. 이와 같이 본다면, 양나라에 2번째 사신을 파견한 521년에 旁小國을 주장한 것도 서역․남해제국의 조공을 통해서 배운 것이고, 백제의 旁小國관념에는 양나라를 둘러싼 불교적 관계가 깊이 영향을 미치고 있었던 것으로 짐작 할 수 있다. 다만 중국 남조에서는 양나라 이전부터 불교가 성행하여 서역․남해제국도 송․남제 때부터 이를 추진하고 있다. 그 반면 백제에서는 양대 이전에도 동성왕 등이 남제를 비롯한 남조에 여러 차례 사신을 파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교나 유교를 전면적으로 내세운 문화교류를 추진하고 있지 않은 점은 유의해야 한다. 백제가 서역․남해제국의 대양외교를 모방하여 유불을 수용한 것도, 무령왕의 사상적 지향과 백제왕권을 국내외에 보이는 세계관, 천하관이 필요하게 된 까닭일 것이다. 그러므로 백제의 천하관은 백제자신이 만들어낸 독자적인 세계관이라고 하기보다는 대양외교의 가운데 유불사상과 한 쌍으로 수용된, 또는 구축된 세계관이었다고 하면 좋을 것이다. 요컨대 백제의 천하관은 양나라의 사상을 배경으로 창조되고, 유불사상이 정착․발전한 성왕․위덕왕대에 이르면서 독자적인 발전을 이루었다고 생각된다. (연구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