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기대 백제의 가야지역 진출에 따른 안라국의 대응이 어떠하였는가를 살펴보았다. 안라국은 백제의 동진과 신라의 서진에 대응하여 안라국의 독자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를 통해서 볼 때 5세기 후반 이후에 가라국이 가야연맹체를 형성하여 맹주국의 역할을 하였다는 입장은 재고되어야 할 소지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1기는 529년까지의 시기로서 안라는 백제의 己汶진출에 대해서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에 신라의 加羅와 결혼동맹을 맺음으로써 가라의 묵시적인 동조아래서 가야남부지역에 대한 진출을 시작하였다. 2기는 백제가 帶沙지역에 진출함에 따라 안라는 백제에 위협을 느껴 스스로 신라와 백제의 사이에서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安羅會議를 개최하기도 하고, 안라의 倭臣을 통하여 신라의 西進을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는 시기였다. 3기는 안라의 對百濟․新羅외교가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고구려와의 密通도 성공을 거두지 못하게 되자 백제에 대한 힘의 열세를 느끼게 된 안라는 친백제화되어 백제의 對高句麗․신라 전쟁에 참여하게 되었다. 하지만 백제가 패배함으로써 안라는 결국 백제와 신라 사이에서 독자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멸망하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