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광개토왕능비문에 보이는 백제 공략에 대한 기사만 대상으로 검토하고 삼국사기 백제본기 및 고구려본기의 관련 기사와 비교검토한 것이다.
비문 해독에 있어서 일본학계에 대표적인 것으로 평가받아 수곡제이랑의 호태왕비고가 많이 확인되고 있으나 적외선 기법을 통해 종래 판독할 수 없던 글자를 새로이 확인한 중공학자 왕건상씨의 판독을 따랐다.
광개토왕 재위기간 중 백제, 고구려 양국이 공방전을 벌인 것은 392~395년으로 국한되어 있다. 사기의 기록을 보면 백제의 반격시도도 만만치 않음을 짐작할 수 있으나 광개토왕비문에는 일방적으로 전쟁의 주도권을 장악하거나 백제를 백잔이라 부르는 등 백제를 깎아내리려고 애쓴 내용이 보인다. 따라서 성과 역시 과장했고 그 기년도 모호한 점이 있다. 두 자료 사이의 연대 차이에 대해 무전행남은 기년상 1~4년 혹은 2~5년, 3~4년 정도 연차를 보이지만 내용은 전체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한편 비문의 기사를 보다 존중하는 입장에서는 오랜 세월을 겪는 동안 사료가 이리저리 혼동, 왜곡된 결과라고 한다. 그러나 사건의 실제 발생 연대를 모호하게 만든 것이 능비문이며 고구려와 백제 사이의 전쟁을 특정한 일개연도의 기사 속에 뭉뚱그려 전쟁의 전모, 진행과정을 아주 모호하게 처리했다. (연구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