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유명 아미타삼존사면석상은 673년 백제 유민들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국왕, 대신과 모든 사람들을 위해 사원을 짓고 불상을 만들었다는 글이 새겨져 있다. 글은 사면에 있으며, 우측면부터 시작된다. 비문에는 사원과 불상을 만든 사람들의 이름도 나오는데, 이들의 출신 성분은 다양하다. 이들은 모두 신라 관등을 가지고 있으나, 身次만은 達率이란 백제 관등을 가지고 있다. 신라는 673년 백제인들에게 신라 관등을 쓰도록 강요하였는데, 아마 이때 신차와 같은 고위 귀족들에게는 유예 기간이 주어졌던 것으로 여겨진다. 표면적으로 비문에 나오는 국왕과 대신은 신라의 그들일 것이다. 그러나 백제 유민들이 실제로 그들을 기리며 절을 만들고 불상을 조성하였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내부적으로는 아미타불 신앙에 의지한 채 나라가 멸망한 안타까움을 안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필자 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