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陝西省西安市의 長安박물관에 소장된「李濟墓誌銘」은 2004년 봄, 백제 義慈王曾孫女인 太妃 扶餘氏의 墓誌銘이 발견된 이후부터 받기 시작했다. 李濟는 太妃扶餘氏와 嗣虢王李邕의 曾孫子이다. 이에 그는 곧 唐高祖李淵으로부터 이어지는 황실의 후손이자, 혈통상 멀리 의자왕의 外孫에 해당된다. 그러나「李濟墓誌銘」에서 내세우고 있는 묘주의 주요 행적들을 고려할 때, 백제계 유민 후손으로서의 활동이나 정체성보다는 당 황실 宗族이자 忠臣으로서의 면모가 강조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誌文에서는 이제 일족과 成德軍절도사 王武俊과의 관계, 그리고 이제가 成德軍절도사의 승계 과정에서 보여주는 모종의 활동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들은 9세기 초반에 당조정이 독립적인 성격의 藩鎭세력들을 조정으로 차츰 귀부시켜 중앙 관료화하는 등 그 통제를 강화해가는 양상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된다. 즉「李濟墓 誌銘」은 8세기 후반~9세기 초 당시에 있었던 당조정의 藩鎭세력에 대한 규제 정책(順地化)과 그 귀결을 보여주는 자료로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필자 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