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머리말
II. 도성 동편 외곽의 시가지 구획
III. 도성 북동편 외각의 시가지 구획
IV. 도성 중심부의 시가지 구획
V. 사비도성의 구획 기준선과 척도
VI. 맺음말
요약
백제가 웅진성에서 사비도성으로 천도를 단행한 6세기 무렵은 당시 고대 국가들이 중앙집권적 지배개념이 강한 중국식 도성제를 기초로 도시정비를 추진하던 시기와 맞물린다. 천도시기를 전후하여 부소산성과 사비나성 등 방어체계는 우선적으로 갖추어졌으나, 도성 내부를 정연한 도시구조로 구획, 정비하기까지는 일정기간이 경과했음이 최근 발굴 결과 확인되고 있다.
도성 동편 외곽의 능산리 가탑리 유적에서는 동나성을 기점으로 서쪽 2블록지점에서 십자형 교차로가 조사되어 320고구려척(113.6m)의 가로구획 단위가 확인되었다. 또한 지형조건과 부여로 진입하는 간선도로 및 정비된 왕포천의 방향에 맞추어 도로축이 크게 기울어진 공간구획 방식도 확인되었다.
도성 북동쪽 외곽의 쌍북리 일대세서는 동서축이 북동-남서방향으로 크게 기운 도로유구들이 확인되었다. 이는 북나성과 동나성 북쪽 구간의 중심축과 관련이 있고, 가증천과 석목천의 합수지점으로 연결되는 지천의 방향 등의 영향을 받아 세부적인 편차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는 270척과 320척 단위의 두 가지 세로 구획이 확인되어 시기 차에 따라 구획의 규모 및 방향성이 변화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기존에 확인된 관북리 장방형 구획은 고구려척으로 320x270척에 해당하며 남북대로를 기준으로 서쪽의 3블록 지점에서 왕궁의 재정비 및 확장과 관련된 성토대지의 북서쪽 경계가 확인되었다. 왕궁(중심부)의 남단을 동서로 통과할 것으로 보이는 동서기준선을 제시하였는데, 이 동서축을 경계로 외곽지역의 경사진 도로망과 도성 중심부의 정연한 도로망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필자 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