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여러 직물편 중 선행연구된 금동리에 수착된 직물편을 제외한 나머지 직물류의 종류와 제직 특성에 관하여 분석하였다. 현재의 직물 상태를 분류하면 청동다리미에 부착된 식물성 섬유, 금동리 안쪽에 부착된 직물조각, 직물이 여러 겹 싸인 덩어리, 직물의 작은 파편들과 가루, 편직과 매듭 끈, 풀솜덩어리, 자수한 조각, 그 외에 금속영락을 달거나 구슬을 연결하였던 실로 구분된다.
무령왕릉에서 발굴된 견직물로는 금, 능, 라, 평견 등이 있다. 첫째, 금은 모두 평조직의 경금이었으며, 밀도는 다양하였다. 둘째, 능으로는 경6매 변형능의 한 가지 유형만이 발굴되었는데, 향후 경화된 내부의 직물들까지 조사하게 되면 추가로 발굴될 가능성이 있다. 셋째, 라는 2올, 4올, 6올, 8올의 경사가 번갈아 가며 1조로 짝을 지어 위사와 엮이면서 무늬를 만드는 유형이다. 넷째, 평견도 여러 조각 발굴되었는데, 상등품의 필라멘트사를 사용하여 올과 올 사이에 빈공간이 많지 않도록 조밀하게 직조된 유형, 올과 올 사이에 약간의 공간이 있도록 제작한 유형, 경사 2올을 바디 한 구멍에 넣음으로써 경사 2올과 2올 사이에 간격이 생기도록 성글게 직조한 유형 등이 있었다.
마직물로는 상태가 매우 양호한 저마직물 몇 조각이 발굴되었으며, 그 중에서 가장 치밀한 것은 경․위사의 밀도가 125×125올/inch 정도로, 현재의 밀도로 환산하면 약 20승 정도이다. 또 대마 실로 짠 끈이 발굴된 것으로 보아 내부의 직물들까지 모두 조사하게 되면 대마직물이 추가로 발굴될 가능성도 있다.
기타 소재로서는 편직, 매듭 끈, 풀솜, 자수, 실 등이 발굴되었다. 편직과 매듭끈으로 추정되는 파편이 무령왕릉 출토직물류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였으며, 특히 매듭끈의 엮는 방식이 다양하게 나타났다. 또 사슬수, 변수와 같은 자수품의 일부도 선명히 남아있으며 영락, 구슬 등의 장식을 매달거나 바느질 등에 사용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견사, 마사 등의 실도 확인되었다. 그 외에도 견 섬유로 확인된 풀솜 뭉치가 발굴되어 그 당시에도 비단 솜을 둔 의복이 존재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이상의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직물들은 중국 동주 시대의 낭가장동주순인묘, 한 시대의 장사 마왕퇴, 위진남북조 시대의 신강 영반 묘 등에서 출토된 유물들과 금, 라, 각종 편직, 자수 등 제직 상 유사한 부분이 많다. 고대 직물문화의 양상이 백제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6세기 후반으로 추정되는 일본 후지노끼 고분에서 출토된 직물들과는 더욱 공통점이 많이 발견되어 두 고분의 연관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필자 요약 및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