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소산성 서쪽에 위치한 부소산 서복사지는 백제시대 폐사지 대부분이 그러하듯 사찰명 조차 남기지 않고 있다. 지상에 노출된 유적은 모두 소멸되어 그 내용을 알 수 없으나 지하에 유적 일부가 잔존되어 발굴조사된 바 있다. 그러나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어 재발굴이라는 부담을 안고 있었으나 조사 결과 토단으로 형성된 기단이 중문지를 제외하고는 지하에 유존되어 있어 이를 근거로 그 규모와 배치관계를 알 수 있었다.
백제 단탑식계를 따른 가람배치는 남북에서 중심축이 약 6도 동으로 치우쳤고 지형적 입지조건은 산지와 평지라는 차이 외에 정림사지와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 폐사지의 중문지 동측의 축석 옆에는 고려시대 고분으로 추정되는 수혈식 석실분 1기가 위치하고 있어 조사되었는데 이 고분에 사용된 석재는 모두 이 폐사지에서 개석 등을 가져다 활용하였다. 이 사실은 이 고분의 축조 이전에 이미 황폐된 사원임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전부터 석재 등이 반출되고 있음을 입증한다. 이처럼 오래 전 황폐된 유적을 또 다시 재발굴이란 어려움을 안고 진행된 조사에서 이해가 되지 않은 점은 1942년 콘크리트 말뚝에 수자를 명기하여 각 건물지마다 설치하였는데 금당지와 목탑지는 건물기단의 사우와 문지에 각각 세워 그 뜻을 이해할 수 있었으나 중문지에 세운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다. 이러한 사실은 기간의 사정이 어떠하든 간과할 수 없는 일이며 앞에서 제시한 문제점의 파악이나 내용 확인을 위해서도 1차 2차 조사에서 확인된 사실을 근거로 검토해야할 것이다. 이 사원의 부속 건물지의 확인과 유적 규명에도 그 대책에 세워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연구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