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본고는 기존의 연구 성과 및 사료 검토를 통하여 백제 탄현의 지형조건과 관계적 위치를 살펴본 것이다.
사료 검토 결과 진산의 탄현에 대한 기록은 거의 없고 운주의 탄현에 관한 기록은 많이 나타난다. 탄현의 지형적 조건, 위치, 주변의 유적 등과 관련한 사료가 많아서 사료상으로는 운주의 탄현이 백제시대의 탄현일 가능성이 높다. 두 지점의 지형 조건을 비교해보면 사료상에 나타난 탄현의 지형은 말을 나란히 할 수 없을 정도의 협곡이다. 또 하나는 꼭 이 지점을 통과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운주와 진산의 탄현을 남북방향과 동서방향에서 지형단면도를 비교해본 결과 두 지점 모두 공격하는 쪽 보다는 방어하는 입장에서 유리한 지형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운주는 협곡이고 더 이상 다른 대안의 길이 없는데 비해 진산은 협곡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방어벽이며 다른 대안의 길을 상정할 수 있다. 따라 운주의 탄현이 더 부합된다.
신라군의 국경돌파 시점과 이동 그리고 탄현 통과 시점, 황산벌에서 계백의 군대와 전투를 벌인 시점을 일정별로 추청해 본 결과, 신라군의 탄현 통과 시점은 두 지점 모두 7월 7일로 추정이 가능하다. 신라군의 이동 경로에 대해서는 최단 거리라는 측면에서는 진산로가 유리하다,. 그러나 분수계의 통과를 최소화하고 하천을 따라서 이동이 가능하며 저항이 예상되는 백제의 행정중심지를 비켜갔다는 가정에서 운주로가 유리하다.
3영과 3도 문제에서는 3영을 황령산성, 산직산성, 신흥리 산성이나 웅치산성으로 가정할 경우 진산로의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런 가정은 적은 수의 군대로 방어하는 백제로는 너무나 긴 방어벽을 구축하게 되는 무제와 신라군의 진격로를 가로막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3영의 조건은 신라군의 이도을 막을 수 있어야 하는 관계적 위치와 협애하다는 지형적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그러나 기존에 추정되고 있는 3영은 백제군에 유리한 지형조건이라는 측면에서는 타당성이 있으나 관계적 위치에서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 두 가지 조건을 고려하여 신흥리 산성과 논산천을 건너 나란히 있는 3개의 봉우리 즉, 바위산, 귀명봉을 3영으로 추저안다. 이럴 경우 운주로의 가장 큰 약점인 3영과 3도의 난점이 해결되고 신라군이 운주의 탄현을 통과했다는 추정에 타당성을 더해준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