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머리말
II. 대흥 임존성 전투와 소정방 설화
III. 대잠도 소도독사의 실체
IV. 소도독사와 읍치 성황사
V. 19세기 후반 성황사 무당굿의 성격
VI. 맺음말
요약
任存城이 위치한 충남 대흥은 백제 부흥군이 나당연합군과 항쟁을 벌인 최후의 보루이다. 흥미롭게도 이곳에는 백제 멸망의 주역인 소정방을 모신 ‘蘇都督祠’가 오랜 세월 존재했다. 소도독사는 고려시대 나라에서 사신을 파견하여 춘추로 香祝을 내린 중요한 제사였고, 조선시대에는 지방관으로 하여금 그 제향을 받들게 했다.
이 글은 대흥의 소도독사와 읍치 성황사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현장론적 연구이다. 이를 위해 본고에서는 소도독사와 읍치 성황사의 위치 비정 및 상호 관련성을 밝히는데 역점을 두었다. 그 결과 소도독사가 위치했던 大岑島는 실재한 섬이 아니라 흡사 섬처럼 보이는 임존성 동쪽의 시냇가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이곳은 임존성 맞은편에 위치한 宋之淵 일대로, 16세기 중엽에 이미 무너져 내린 소도독사는 연못가에 황폐화된 채 쓸쓸하게 남아 있었다.
이에 반해 대흥의 성황사는 임존성 아래 속칭 중당으로 불리는 산기슭에 위치했으며, 19세기 후반까지 향리와 무당이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성대한 굿이 베풀어졌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되었다. 따라서 소도독사와 성황사는 애당초 전혀 다른 사당으로 건립되었음이 분명하고, 대흥지역에서 그 기능을 다할 때까지도 각각 별도의 사당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세종의 祀典 정비 이후 소도독사가 성황사에 통합되었다는 최근의 주장은 성립하기 어렵다. (필자 요약)